학교에서 일어난 일로 인해 학생이야기만 듣고 흥분해서 학교로 항의 전화 하거나 따지러 오시는 부모님들이 있다.

또는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억지를 부리며 항의하는 학부모도 있다.

 

이럴때 가끔 선생님들이 잘 못 대처해서 사건을 키우는 경우를 종종 접하곤 한다.

 

학부모가 항의 전화를 하는 이유는 일단 억울하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선생님들은 객관적으로 그리고 정확하게 사안을 설명하며 부모님이 잘 못 알고 있는 내용을 조목 조목 반박하며 잘못된 점을 인지시키려 노력한다.

 

'어머님 그렇게 들으셨어요. 사실은요 그게 아니라 ~~~'

 

그런데 화가난 부모님 입장에서는 선생님의 이런 말을 인정하기란 쉽지 않고, 오히려 변명만 늘어논다는 생각에 더 화가 날 뿐이다.

 

그리고 감정이 상하면 이제는 사실관계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아이가 잘 못 했다고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선생님이 우리아이만 미워 하는 타도해야할 적으로 인식되기 시작한다.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논리적으로 사실을 설명했는데 인정하지 않고 화만 내는 부모님이 이해되지 않는다.

 

결국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며 한없이 같은 말만 되풀이 하며 감정이 상하기 시작한다.

이제 진실은 아무 의미가 없다. 우리아이만 미워하는 선생님과, 아무리 설명해도 말도 안통하는 학부모만 남았을 뿐이다.

 

작은 일인데 사안은 점점 더 커지고, 해결은 점점 멀어져 간다.

 

여기에서 선생님이 놓친 것은 무엇일까?  부모님의 공격을 방어하려는 생각에 결국 부모님과 선생님은 적이 되어 버린 것이다.

 

<여기서 부터 중요> 해결책은 간단하다.

 

부모님을 선생님과 같은 편으로 끌어 들이면 된다.

 

흥분해서 항의하는 부모님의 말을 들어 주면서 일단은 수긍을 해야 한다.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미처 그렇게 까지는 생각해 보지 못했습니다. 저 같아도 그런 상황이라면 화가 날 것 같아요.'

부모님의 말에 수긍해 주다 보면 흥분했던 부모님도 일단 수그러 든다.

가끔 질문을 해도 좋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제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부모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질문은 조심해야 할때도 있다. 상대방을 자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없으면 질문은 통과>

 

그다음 중요한 것은

 

말할때 마다 우리는 같은 편이라는 것을 반복해서 인식시키는 것이다.

 

'아! 그러니까 어머님도 이렇게 전화하신 이유가 학생이 앞으로 좋은 방향으로 성장하길 바라시는 거였군요. 저도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어떻게 생활했는지 보다 앞으로 어떻게 좋은 방향으로 변화할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국 어머님과 저의 생각이 같네요'

 

대화 중간에 수시로 우리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적군이 아니라 아군임을 공감하게 되면 그때 부터 일은 쉽게 풀리기 시작한다.

 

'학교에서 징계를 주는게 과하다는 생각도 있지만, 중요한건 학생이 앞으로의 변화가 아닐까요? 이 일로 인해서 학생이 앞으로 이런일을 안하고 더 좋아 질 수 있다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어머님이 하신 말씀도 앞으로 이 학생이 더 나빠지지 않고 더 좋아지길 바라시는 마음에서 하신거잖아요.'

 

'지금은 조금 아플 수 있지만, 아픈 만큼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학교에서 관심있게 살펴볼테니까 어머님도 집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세요'

 

'어머님 처럼 자식에 대해 관심을 가진 부모님이 라면 저와 같이 잘 지도하면 충분히 학생이 변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제가 본 학생은 충분히 좋아질 수 있어요. 우리가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지도하면 될 것 같네요.' 등등

 

결론은 부모님과 선생님은 적군이 아닌 아군이 되어야 한다. 타도해야할 공동의 적이 생기면 유대감이 생기며 선생님의 부탁을 부모님도 잘 들어주게 된다. 또 서로 중요한 내용을 공유하며 대화하기도 편해진다. 왜냐하면 우리는 같은편이니까...  ^^

 

 

<한가지 더>

흥분하신 부모님의 요구에 즉답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감정이 상한 상태에서는 상대방의 이야기가 어떤 이야기든지 핑계로 밖에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때는 제3자 입장이 되어 부모님의 요구에 동의 하면서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제가 정확하게 확인해 보고 다시 언제까지 연락드리겠습니다. '

'말씀하신 것이 가능한지 교육청에 문의해 보고 다시 답변 드리겠습니다.' (예를 들어 무리하게 전학을 요구하거나 너무나 결과가 뻔한 상황이라도 즉답을 하는 것 보다 상급기관이나 법령을 다시 한번 찾아 보겠다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문의해 본 결과나 법령을 근거로 전화해서 설명을 합니다.(시간이 지나면 일단 감정이 사그러들지요)

 

그리고 무리한 요구에 대해서는 단정적으로 끝내지 말고 질문으로 마무리 하는 것도 좋습니다.

'다른 방법이 있는지 찾아 볼테니까, 부모님도 여기 저기 알아보시고 대안이 있으면 알려 주세요' (왜? 우리는 같은 편 이니까)

'그것봐요. 알아봤더니 안된다니까요!' (이건 서로 적군이 되는 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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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읽은 책(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에 나오는 내용이다. 질문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준다.

 

한병에 20달러 하는 고급 와인을 한케이스(12병) 구매했다. 몇일이 지난 현재 그 와인은 한병에 7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제 여러분은 그중에 한병을 꺼내 마시기로 했다. 와인 한병을 마실때 여러분이 받는 느낌은?

 

1. 0달러 : 이미 돈을 지불했으니까

2. 20달러 : 내가 구입한 가격

3. 20달러+ 이자(보유하고 있던 기간만큼 은행에 넣어 놓았다면 얻을 수 있는 20달러의 이자)

4. 75달러 : 팔았을때 받을 수 있는 금액

5. -55달러 : 75달러 짜리 와인을 20달러에 마시기 때문에 마실때 마다 그만큼 돈을 버는 것이다.

 

응답자의 30%가 1번을 택했고, 25퍼센트가 예상을 깨고 5번을 택했다고 한다.(이미 돈을 지출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득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질문을 바꾸었더니

 

대부분 4번을 선택했다고 한다. 어떻게 질문을 바꾸었을까?

와인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실수로 떨어뜨려 와인병이 깨졌을때 여러분이 받는 느낌은?

 

학생과의 관계에서도 같은 질문이라도 정말 조심해서 신중하게 해야 할 것 같다. 학부모님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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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로 학부모와 적군이 되는 상황을 많이 봐 왔다. 아군으로 만들기 위해 예전에 경험과 생각나는 것들을 정리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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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서아빠(과학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