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1998년쯤으로 기억된다)의 일이다.
급한 공문을 보내야 한다며 교무부장님이 나를 급히
찾은 일이 있다.

내용을 듣고 보니
2시까지 급한 공문을 보내야 하는데
12시 부터 첨부자료를 작성해서 출력을 하는데
표의 줄 하나가 자꾸 인쇄가 안된다는 것이었다.

화면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출력만 하면 꼭 줄 하나가
인쇄되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거의 2시간 동안을 이쪽 저쪽 컴퓨터로 옮겨 가며 출력을 했는데 결국은 해결되지 않아 나를 급하게 찾았다는 것이었다.

시간이 별로 없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교무부장님은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어 계셨고
주변의 많은 선생님들은 도대체 내가 이 난국을 어떻게 혜쳐나갈 것인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보고 계셨다.

시간이 없었다.
나는 잠시 생각한 후 교무부장님께 다시 물었다.
"'정말 급한 공문입니까?" 시간이 여유가 있다면 여러가지 시도를 해 볼
수는 있겠지만(내가 보기에는 프린터 헤드에 핀이 하나 고장나서 선이 한줄 안그어지는 것 같았다.) 시간이 없다고 하셨다.

고심끝에 나는 교무부장님께 자와 볼펜을 달라고 하였다.
주변의 선생님들은 도대체 자와 볼펜으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관심을
가지고 쳐다 보셨다.

나는 자를 출력물에 대고 출력되어 나오지 않은 표안에 있는 몇개의 줄을
볼펜으로 그었다.

그리고는 " 자 이제 됬습니다. 얼른 발송하십시요"

* 우리는 컴퓨터 사회에 물들어 가면서 정말 단순한 것들을 잃어 버리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얼마전 교육부장관의 발언으로 문제가 됬던 NEIS 를 보면서도 똑같은 생각을 하였다. 우리는 정보화 사회로 가면서 정말 중요한 것을 잃어 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지..., 그냥 손으로 적어 넣으면 쉽게 끝날  생활기록부를 전산화라는 명목하에 수많은 시스템의 오류와 문제덩어리의 기계속에서 헤매고 있는 건 아닌지....  *

Posted by 민서아빠(과학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