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에 작년에 광학 12배줌이 되는 디지털카메라를 구입하였습니다.
12배줌에 디지털줌까지 해서 당기면 과학실에서 교문까지 당겨 지더군요.
그래서 올해 담임도 없고 할일도 없어서(?) 학교를 위해 좋은 일을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점심시간 운동장에 실내화를 신고 나와 돌아다니는 학생들을 촬영하기로 한거지요.
매일 찍어서
그날 그날 모든 선생님들께 쪽지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 일주일 정도 하려고 합니다.
제가 들어가는 반은 수업시작할때 한번씩 의무적으로 보여줍니다. 아이들은 뒤통수만 보고도 누군지 알아 맞친답니다.
효과는
누구 한 선생님이 매일 야단 치는 것 보다
담임 선생님 또는 과목 선생님들이 수업시간이나 종례시간에 한번씩 화면에 보여주시길 부탁드렸습니다.
백번 말로 하는 것 보다 더 효과가 있지요
실내화를 신고 나간 학생들은 하루종일 선생님들이 볼때마다 한마디씩 해주시니 더 효과가 좋습니다.
또 다른 학생들은 이거 어떻게 찍은거냐고 하면서 경각심을 느끼게 되지요.
그래서 그런지 한 3일 정도 했더니
정말 눈에 띄게 실내화를 신고 나오는 학생이 줄었습니다.
아예 신발주머니 들고 실외화를 신고 운동장에 나오구요.
과학실 창문만 열려도 아이들이 긴장한답니다.
어떤 학생이 묻더군요. 선생님 사진에 10명 찍혔는데 얼굴 나온아이는 한명밖에 없네요. 나머지 9명은 어떻게 알아내나요?
'걱정마라 요기 1명 얼굴 나왔잖아. 불러서 물어보면 나머지 9명은 바로 나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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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담임할때는 우리반 학생들 잘못하는 거 찍어서 눈에 검은색으로 처리하고 출력해서 아침에 교실게시판에 붙여 놓았었습니다.
'선생님은 인권을 최대한 존중했다.' 하지만 반 아이들은 누군지 금방 알아 챈답니다.
<실제 촬영했던 일부 학생들 사진 공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