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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료(학급,수업운영)/학급운영자료

학급에 유리창이 깨진날 지도했던 방법

by 민서아빠(과학사랑) 2013. 6. 2.

몇년전 담임할때 실제 있었던 일입니다.

장난기가 심했던 우리반 아이들이 드디어 사고를 쳤다.
점심시간에 뛰어놀다가 교실에 있던 소화기를 터뜨리고 만 것이다.

그 덕분에 소화기 분말가루에 교실은 온통 난장판이 됬고
5교시 내내 수업은 전혀 못하고, 반학생 모두가 교실 청소를 해야 했다.

종례시간

이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들에게 본때를 보여 줄때가 왔다.

반 아이들은 잔뜩 위축되어 있었고, 선생님이 과연 얼마나 혼내실지 걱정하는 눈치였다.

'오늘 점심시간에 소화기와 관련된 녀석들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었던 두명의 학생이 일어섰다.

두명이 서로 잡으려고 장난을 치다가 교실문뒤에 숨었는데 밖에서 한명이 못나오게 밀으니까
소화기를 밟고 올라갔던 모양이다.

그러다가 소화기 안전핀이 빠지고 소화기 손잡이가 눌리면서 소화기가 분사가 된 것이었다.

6교시 내내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해 보았다.

(평상시 내가 생각하는 것은 야단을 쳐서 되돌릴 수 있는일인가 없는 일인가에 대한 관심이다. 또 학생이 그 일에 대해서 잘못한 점을 알고 있는가 없는가에 대한 것이다. 이미 분사된 소화기는 되돌릴 수 없고, 학생들도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고 있다면, 교사의 잔소리는 그저  잔소리일 뿐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 두명 교무실로 따라와!'
약간 격앙된 목소리와 매서운 눈초리로 모든 학생이 보는데서 두 학생을 교무실로 부른 후 내가 먼저 교무실로 갔다.
사건이 일어났는데 그냥 넘어갈 수는 없지 않은가

잠시후 두 학생이 교무실로 들어왔다. 잔뜩 겁먹은 표정과 어떻게 변명할까 하는 방어가 가득한 모습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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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벌떡 일어나서 두 학생에게 달려가 약간 오버된 행동을 하며
'다친데는 없니. 어디 보자 손은 괜찮고, 발로 밟았다며, 발에 찔린데는 없니?' 라고 물어 보며 몸 구석 구석을 걱정되는 표정으로 살펴보았다.

'다친데 없습니다.' 아이들이 오히려 당황하며 말한다.

'그깐 소화기야 몇만원 주고 다시 사면 되지만, 너희들이 잘못된다면 몇억이 무슨 소용있겠니. 안 다쳐줘서 정말 고맙구나'
'아까 이야기 듣고 선생님이 깜짝 놀랐다.. 정말 괜찮은 거지?'

그 다음은 어떻게 됬을까요?


두 아이는 변명없이 자신들의 잘못을 순순히 인정했고(교사가 강하게 나가면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시키기 위해 반항하지요)
어떻게 해야할지도 해결책도 제시했습니다.(저는 가능한 해결책을 제 입으로 말하지 않습니다. 아이들 입에서 나오게 만들지요. '그럼 어떻게 할껀데?')

'그래 너희들 말대로  행정실 가서 물어보고 소화기는 변상하면 되겠구나. 역시 너희들은 똑똑하고 마음씨도 착하구나'

이 학생들이 교실에 돌아가서 선생님 칭찬을 친구들에게 많이 하겠지요

사건 해결 끝.

얼마후 그중에 1명의 학생이 전학을 가게 되었는데, 그 부모님이 오셨을때 이때의 사건을 말씀 하시면서 '아이한테 들었는데 소화기는 한말씀도 안하시고 아이가 다친데가 없는지 걱정만 하셨다'는 말을 듣고 너무 고마웠다는 말씀을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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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찬가지로 교실에서 유리창만 깨지면 담임으로서 점수를 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 교실에 유리창이 깨졌어요' 라는 말이 들리면 짱가처럼 달려갑니다.

교실문을 박차고 뛰어들어가면서 누가 깼어? 누구야!'

잔뜩 위축되어 있는 사고친 학생을 붙들고 오버해가면서

'다친데는 없니? 괜찮은거야? 다치지 않아 고맙구나. 그깐 유리창 몇만원주고 다시끼면 되지만 너는 나에게있어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소중한 제자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