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읽어 보시면 학급운영 하시는데도 도움이 되실 듯...

믿기지 않겠지만 그동안 이런 교장샘과 근무를 했습니다. 올해 교장샘이 정년을 하셨습니다. 그동안 교장샘께 누가 될까 올리지 못했는데 정년 하시는날 교장샘 허락을 받고 지금까지 교장샘이 해 오신 만행(?)을 올려봅니다. 다 기억나지 않아 기억난 것만 정리했습니다.

관리자는 크게 2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교사를 통제의 대상으로 보는 사람과 교사를 신뢰의 대상으로 보는 사람입니다.
교사가 게으르고 태만하고 부족하다고 보기 시작하는 순간 관리자는 자신이 파놓은 함정에 빠지게 됩니다. 그나마 본인이 모든 것을 다 관여했기 때문에 학교가 돌아간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관리자도 선생님들도 불행해 지기 시작합니다.

선생님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생들을 통제의 대상으로 보기 시작하면 내가 이런걸 시켰는데 잘 따르지 않는 학생들 때문에 점점 더 불행해 지기 시작합니다. 학생들을 신뢰의 대상으로 보면 매 순간 작은일에도 감동 받게 되고 감사하게 됩니다.
우리 교장샘이 늘 하시던 말씀 ‘그렇게 학생들을 못 믿는 다면 쉬는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어떻게 교무실에 앉아 계실 수 있나요? 혹시 애들이 무슨 사고 치는지 감시해야지!’

교장샘과 생활하면서 겪었던 일을 간단하게 적어보면.

1. 학년에서 심각한 학생사안이 발생해서 학년부장님이 죄송하다고 교장실에 오니까 교장샘이 '부장님이 학생들 그렇게 하라고 가르치셨나요? 그런데 왜 학생들이 잘못한 것 가지고 부장님이 죄송하지요? 앞으로는 이런일로 오셔서 절대 죄송하다고 말씀하지 마세요. 그리고 제가 도울일 있으면 말해달라고 하시면서 돌려보내시네요.

2. 조퇴나 연가달때 사유 쓰지 말고, 당연한 교사의 권리니 필요하면 언제든지 쓰라고 하십니다. 또 나이스에 올리고 교장실에 인사하러 오면 결재 안해주신다고 한글 읽을 줄 아니까 사전구두결재 없이 언제든지 나이스에 올리고 나가랍니다. 그리고 조퇴 결재권은 학년부장님 전결로 처리하라고 하시네요. 학년부장만 알고 있으면 된다고. 선생님들이 딴 짓하러 가는 거 아니고 수업 다하고 본인 할 일 다 해놓고 나가시는데 왜 이유까지 들어야 하냐고, 항상 선생님들을 신뢰의 대상으로 보십니다.

3. 공문을 결재하다 잘못된 부분을 발견하면 담당샘에게 인터폰 하셔서 정중하게 여쭈십니다. ‘제가 공문 이렇게 수정해도 될까요?’ 그리고 아주 중요한 사안 아니면 반려하지 않으시고 본인이 대부분 기안문 수정하셔서 결재하십니다.

4. 우선 본인을 관리자라고 부르는 것을 싫어하십니다. 그리고 선생님들이 행복해야 학생도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으시는 분입니다.

5. 몇년전 방학때 근무조를 없앨때 일화입니다. 방학때 관리자와 행정실무사만 있으면 되니까 선생님들 근무조를 없애자고 했더니, 교감샘이 방학때 청소하러 오는 학생지도는 실무사가 할 수 없으니 하루라도 선생님들이 나오셔야 한다고 했습니다. 교장샘께서 잠깐 생각하시더니 그런데 방학때 학생들이 왜 나오지요? 청소하러요. 그런데 왜 청소를 하지요? 학생들이 학교 나오니까요. 그럼 해결 됐다고 하시면서 학생들 방학때 나오지 않으면 학교도 더러워지지 않을테니 학생들 나오지 않게 하라고 하시네요. 그리고 선생님들 방학때 근무조 없애 버리셨습니다.

 

6. 앨범에서 교장 사진을 빼버리셨습니다. 앨범 1페이지 마다 다 학생들 돈들어가는 건데 왜 교장사진이 1장이나 차지해야 하냐고. 차라리 학생들 활동하는 사진들을 넣으라고, 그밖에도 항상 제가 생각하는 것 보다 한발 더 앞서서 모든일을 처리하십니다.

7. 직원회의도 한달에 1번 정도 꼭 필요할때만 하고, 직원회의 시간도 10분정도면 끝납니다. 쪽지로 전달할 수 있는 내용은 가능한 말 못하게 하시고, 논의할 사항만 말하게 하시네요.

8. 학년말에 선생님들 대상으로 올해 가장 좋았던 수업과 그 이유를 적어서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는데, 끝나고 저에게 질문이 잘 못 되었다고 하시네요. 가장 좋았던 수업을 찾으면 나머지 수업은 안 좋았다는 것이냐며, 조심스럽게 가장 좋았던 수업보다는 가장 의미있었던 수업으로 바꾸는게 어떻겠냐고 하십니다.

9. 교실에 시건장치를 없앴습니다. 퇴근후 교실 문단속이 잘 안되고 있다는 말이 나오니까 ‘그런데 교실에 시건장치는 왜 하죠?’ 교실문이 열려 있으면 학생들이 들어와서 도난사고도 발생하고 이상한 일들을 할 수 있다고 하니까. ‘정말로 그런가요? 이 학교 학생들은 도둑놈만 있나요? 그럼 일주일만 교실문 시건장치 하지 말고 열어놔 보고 그런 문제가 발생하면 다시 채웁시다.’ 라고 하셨습니다. 3년이 지났는데 아무 문제 없어요.
같은 맥락입니다. 선생님들이 학생을 못 믿고 통제의 대상으로 보기 시작하는 오류에 빠져 더 튼튼한 시건장치를 해야 하고, 학생들이 교실에 남아 있으면 안되고 등등...
물론 특별실은 시건장치 합니다.

10. 수업시간에 교복위에 패딩 입는 문제로 논란이 되자. 이렇게 말씀하시네요. ‘선생님들은 왜 패딩입고 계신가요? 그리고 교복위에 패딩을 입고 있으면 학생들 성적이 떨어지나요?’ 학생들 기본생활 습관이 안 좋아질 수 있다고 하니까. 마찬가지로 그럼 일주일만 입혀 보고 문제가 생기면 다시 논의해 보지요. 지금은 교복위에 무엇을 입든 자연스럽게 지내고 있습니다.

11. 학교후문을 6시가 되면 잠가서 학생들이 정문으로 돌아다녀야 했는데, 그것도 24시간 열어 버리셨습니다. 학교는 예측되지 않는 걱정 때문에 아무것도 못한다고 하시면서...

 

  참고로 정문은 아예 없습니다. 몇년전 학교 진입로 공사때문에 정문을 떼어 내고 다시 제작해서 달아야 하는데, 정문을 왜 잠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시네요. 부장님들이 밤에 이상한 사람들 많이 들어온다고 걱정하자 똑같은 논리로 대응하십니다. 그럼 한달만 정문 달지 말고 지켜보자고, 벌써 몇년이 지났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새로오신 선생님들은 1년이 지나도 학교 정문이 없다는 것 자체를 모르세요. 당연히 있다고 생각하십니다. 습관이라는게 무서운 것 같아요. 차량통행량이 많지 않은 외곽에 있는 학교라 가능하겠지요.

 


12. 교복도 없애고 싶어 하셨는데 그건 실패...
결국 1학년은 후드티 교복으로 결정했어요.

 


13. 문제가 생기면 너무나 뻔한 것도 본인 생각으로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려주지 않으시고, 관련 선생님들과 상의해 오라고 돌려 보내십니다. 그리고 상의해 온 결과가 본인의 뜻과 맞지 않아도 선생님들이 원하시는 것이고, 큰 문제가 없는 사안이면 그렇게 하라고 하십니다. 기본적으로 선생님들은 성실하고 선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선생님들이 원하는 대로 하면 다 잘 돌아갑니다. 그리고 항상 끝에 붙이시는 말 ‘그럼 제가 뭘 도와 드리면 될까요?’

 

  학교 건물 1층 뒤쪽 주차장쪽으로 향하는 현관문이 항상 잠겨 있었습니다.  사각지대라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차가 잘 보이지 않는 곳이라 학생들이 뛰어 나가면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일부 부장님이 그 문을 개방하자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열어 놓아도 학생들에게 주의를 주면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주 간단한 문제거든요. 바로 답을 하실 줄 알았는데 교장샘은 1층을 사용하는 1학년 부장님을 부르시더군요. 그리고 그 문은 1학년 학생들이 가장 많이 사용해야 하니까 1학년 샘들과 상의해 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1학년 샘들은 열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내셨습니다. 그랬더니 그럼 선생님들 의견대로 하라고 하시네요.

정말 간단한 문제고 학교 후문도 개방하셨으니 전 쉽게 그 현관문도 열라고 하실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간단한 일도 선생님들 의견을 듣고 결정을 하십니다. 그리고 늘 하시는 말씀. 현관문을 개방하지 않으면 불편하지 않으시겠습니까? 괜찮겠습니까? 선생님들 의견이 그렇다면 그렇게 하세요.

현관문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건의한 부장님께도 이런 방법으로 선생님들께 질의해서 처리했다고 알려 주시네요.


14. 지역사회의 반대가 심하거나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는 대부분 학생들 설문조사 부터 시작합니다.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의 생각을 근거로 설득하기 위해서지요.

15. 외부에서 평가나 점검이 나오면 점검오신 분들에게 꼭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잘 봐달라고 이야기 하지 않겠습니다. 힘들게 오셨으니 제대로 봐 주십시요. 그리고 문제점이 있으시면 꼭 알려주고 가십시오. 그래야 우리가 개선할 수 있습니다.’

16. 교장실과 현관에 있는 간판과 게시물을 다 없애셨습니다. 학기초 학교 게시물을 누가 어떻게 꾸밀지도 일거리인데 필요없다고 생각하십니다. 일년내내 와서 교장실 게시물 보는 사람 아무도 없다고, 그리고 필요하면 다 설명할 수 있다고 하시네요. 형식적인 것 관행적인 것을 매우 싫어 하십니다.


 

17. 교실 뒷편에 있는 게시물도 다 없애 버리고 환경미화도 없애 버리셨습니다. 담임샘들이 게시하고 싶은 것 있으면 A4용지로 뽑아서 게시하고 가능하면 쓸데없이 게시하지 말라고 하시네요. 새로오신 선생님들이 3월 초에 환경미화 이런 것 안 해서 그나마 여유가 있다고 하십니다.

18. 명절때 교장실에 선물들고 오는 사람은 명단 공개하겠다고 하십니다.

19. 교장샘과 저녁을 먹게 되면 몇명이 가던지 꼭 교장선생님이 판공비나 사비로 사주십니다. 교장 판공비는 이런데 쓰라고 있는 거라면서, 누군가 저녁값을 내려고 하면 김영란법으로 신고 하시겠답니다.

20. 회식때 100% 참석하는 걸 싫어하십니다. 공산국가에서나 있는 일이라고, 저녁 회식이 있어도 다른일 있으신 분은 오지 않으셔도 된다고 먼저 공지하십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회식을 하면 많이 참석하십니다.

21. 교장실에 손님이 오시면 행정실에 부탁하지 않고 거의 대부분 교장샘이 직접 커피를 타십니다. 선생님들이나 부장님들은 교장실 방문하면 셀프로 커피 타 먹게 합니다. 행정실이나 실무사님 시키지 않아요.

22. 교장샘이 선생님들 힘들다고 행사같은 거 하지 말라고 하는데, 오히려 선생님들이 더 열심히 합니다. 행사 하더라도 외부인사 초대하지 말고 형식적인 것 다 없애고 하라고 하시네요. 그런데 시켜서 하는게 아니고 자발적으로 하니까 선생님들 보람도 몇배 더 커지는 것 같아요. ^^

23. 출근시간이 다 돼야 오시고, 칼퇴근 하십니다. 교장이 아침일찍 출근해 앉아 있거나 늦게 퇴근하면 선생님들 불편하게 하는 거라고 그러시네요. 교감샘이나 부장님들도 특별한 일 없으시면 출근시간 맞춰 오시고 칼퇴근 하라고 하십니다. 안 그러면 교장샘이 새벽부터 교무실와서 선생님들 들어올 때마다 인상 쓰고 앉아 있으시겠다고 협박하시네요. 왜 선생님들 못 믿냐고..

24. 학생들 화장이 문제라고 여선생님이 말하니까 그런데 선생님은 왜 화장하고 다니시냐고 물으시네요. 화장하는게 좋은 건 아니지만, 화장한다고 해서 학생인성이 삐뚤어 지거나, 공부를 못한다는 자료는 없다고‘ 그런 근거를 가지고 오시면 다시 고려해 보겠다고 하십니다.

25. 학부모가 말도 안되는 일로 항의하러 와도, 반박하지 않고 다 들어 주시고, 웬만하면 즉답을 하지 않으십니다. ‘저에게 3일만 시간을 주시면 제가 자세히 알아보고, 교육청에도 가능한지 알아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부모님 덕분에 제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알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또 좋은 의견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그리고 3일이 지나면 다시 연락하십니다. 교장샘 말에 의하면 ‘3일후 연락하면 흥분했던 감정이 가라앉아 대부분 잘 해결된다고 하시네요.’ 학교에 항의하러 오는 학부모님 중에 대부분은 감정이 상해서 따지러 오시는 건데 거기에 대고 논리적으로 반박해 봤자, 소용이 없다고, 일단 들어주기만 해도 어느정도 해결된다고 하십니다.‘

26. 학교에 교권침해와 관련된 사항이 발생하면 해당 선생님을 불러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선생님이 원하는 데로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학교입장은 신경쓰지 마시고, 솔질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27 송별회때 역사샘이 떠나시면서 펑펑 우셨어요. 들어보니 국정교과서 반대 1인시위를 하셨다고 하네요. 그래도 믿고 따르는 교장샘이니까 1인시위 하러 가기전에 내려가서 교장샘께 말씀하셨나봐요. 그때 교장샘이 ‘학교 걱정하지 말고, 선생님 소신대로 하십시오. 그리고 미리 와서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밖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잘 생각나지 않아요. ^^

우리 교장샘과 근무하다 보면 오히려 제가 전근대적인 사람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그렇다고 학교에 무관심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제가 지금까지 만나본 교장샘 중에 가장 합리적이고, 학교일에 많은 생각을 하시는 분입니다. 학교에 문제가 발생하면 큰 문제없이 처리하신 답니다.

단점
1. 사석에서는 하대를 합니다. 처음에는 상당히 당황스러웠는데 지금은 익숙해져서 괜찮습니다. 그런데 처음 겪으시는 분은 당황스러울 겁니다.

2. 아직 제가 부족해서 가끔은 학생들을 강력하게 통제하고 싶을때도 있는데 그렇게 할 수 없을때도 많습니다. 학생들을 통제하는 걸 싫어하셔서...

 

<생각나는 거 계속해서 추가>

 

1. 술을 좋아하시는데 저녁때 본인이 술먹고 전화하면 절대 받지 말라고 하십니다. 술 취해서 불러 내는  걸 수 있으니

 

2. 기간제 선생님 뽑는데 정말 열심히 하시는 더 좋은 분을 추천받았다고 했더니, 작년에 기간제 하셨던 분에게 특별한 문제가 있냐고 물으셨습니다. 그래서 그렇지는 않다고 했더니, 그럼 그냥 작년에 하셨던 분이 계속할 수 있게 배려하라고 하십니다. 조금 우월한 위치에 있다고 갑질 하면 안된다고...

 

3. 이상하게 교장샘 철학이 좋으니 학교에도 그런분들만 모여 드네요. 학생들 생활지도는 힘들지만, 선생님들 분위기는 정말 좋습니다.

 

4. 우리학교 근무하다가 다른 학교 가신 신규 선생님이 직원회의 시간에 우리학교에서 했던 것처럼 본인소신껏 발언 했다가 미움을 받았다고...

 

5. 졸업식이나 입학식 또 체육대회 때 교장샘 축사 안하십니다. 졸업식같은 경우 오신 부모님들은 빨리 끝내고 사진찍고 싶어하지 교장샘 축사라고 해서 길게 이야기 하는 것 들으려고 오시는 거 아니라고 그냥 한마디 인사말로 대신하십니다. 그리고 졸업식때 외부상장 수여하는 것도 미리 수상자 따로 모아서 다하고 졸업식 식순에는 없습니다.

상 하나도 못 받는 아이들이 박수만 치면서 있는 건 아니라고...

몇년전 부터는 강당에서 하는 졸업식을 아예 없애버리고, 교실에서 담임샘 주관하에 졸업식을 하게 합니다. 제가 보기엔 간편하면서도 정신없이 지나가는 졸업식이 아니라 반별로 특색있고 알찬 졸업식이 되는 것 같네요.

군대처럼 전체를 모아놓고 행사를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버리셨습니다.  뭣이 중한디~~~

 

6. 부장회의 시간에 자리 배정하는 걸 없애셨습니다. 교장자리, 교감자리, 교무부장자리 등등 없애시고 그냥 오는 대로 자연스럽게 앉게 합니다. 가끔은 교장샘도 중앙에 안 앉고 한 옆에 앉으십니다. 늦게 오시는 부장샘이 교장샘 자리에 앉는 경우도 있습니다. -  교장샘도 회의시간에  동등한 입장에서 참여하고 싶다고 하시네요.

 

7. 열심히 하세요 라는 말을 가장 싫어하십니다. 그럼 지금까지는 열심히 안했다는 거냐며 , 그리고 어느정도 해야 열심히 하는 거냐며, 열심히 해라, 학생들을 위해 좀더 희생해라, 좀더 노력해라 이런 말들은 선생님들이나 학생들이 원하는 성과를 이루지 못했을때 책임을 떠넘기는 말이라고, 넌 게으르고 무능한 거야 라는 말과 같다고,  그래서 늘 말씀하십니다. 열심히 하라고 말하지 말고 제대로 하라고 말하라고,

무의식중에 열심히 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면 다시 지적하십니다. 열심히 안 하셔도 됩니다. 제대로 해 주세요.

 

8. 몇살인지 물어 보거나, 어느 학교, 어디 출신인지를 물어 보는걸 굉장히 싫어하십니다. 새학기 시작하면서 선생님 소개 할때도 이름과 과목만 소개하시고, 어디 출신인지, 어느 대학교를 나왔는지, 결혼을 했는지 이런것 절대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우리학교에 오신 분은 OOO 선생님일뿐 이분이 어느 대학교를 나왔는지 이런건 중요하지 않다고 하시네요. 아직까지도 이런 선입견을 가지고 자꾸 편을 가르면 안된다고, 학생들도 편견없이 바라보라고 하면서 선생님들이 더 심하다고...

처음 오셨을때 같은 대학 출신 선생님들이 동문회에서 환영회를 해 드렸는데 딱 첫 모임만 나오시고, 그 자리에서 선언하셨습니다. 앞으로 동문회 참석 안하시겠다고, 그리고 정말 편견없이 선생님들 대하려고 노력하세요. 아직도 제가 습관적으로 새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새로 시는 선생님은 남선생님인지 여선생님인지 물어 보았다가 혼나곤 합니다. 수석교사로서 자질이 없다고, 그게 뭐가 중요하냐고...

 

9. 이전 학교에서 근평 일등수를 받고 싶어하는 두분의 선생님이 계셨다고 하네요. 서로 교장샘을 찾아와서 일등수를 달라고 하니까, 교장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나에게 말하지 말고 동료평가를 잘 받아 오세요. 전 선생님들 의견을 따릅니다.

 

10. 성과급 점수 주는 것에서 교장샘이 주는 점수 없애셨습니다. 규정에 따라 주면 되지, 왜 교장점수를 따로 만들어서 나중에 순위를 뒤바꾸냐고,

 

11. 행정실에도 여러가지 요구를 하십니다. 행정실은 학교 선생님들을 지원하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지 군림하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 아니라고, 전에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교장으로서 행정실에 흠 잡힐 일은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언제나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보다 행정실무에도 상당히 밝으십니다.

 

 

 

 

 

Posted by 민서아빠(과학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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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교컴 성욱 2019.03.03 19: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좋은 교사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그런 교장선생님과 함께 근무하셔 부럽습니다.

  3. 소국 2019.03.03 21: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지십니다.

    처음입니다 이런 사실.

    진정한 리더님!

  4. j 2019.03.03 23: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분이 많아 졌으면.., 그리고 나도 이렇게 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5. 주니아빠 2019.03.04 09: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멋진 쌤 이십니다
    저도 중학생 자녀 부모로서 닮고 싶은 모습입니다
    신뢰=믿어주는 것

  6. 지훈 아빠 2019.03.04 21: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게 바로 소통이며 배려 입니다
    훌륭하신 분이 많은 세상을 위하여~

  7. 섬말이선생 2019.03.04 22: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겨울에 선생님 연수듣고 많은 생각하며 새학기를 시작했는데 교장선생님에 대한 글을 읽으니 또 다른 생각들이 드네요. 감사합니다.
    덕분에 아이들과 함께할 1년이 설레입니다.^^

  8. 정세은 2019.03.04 23: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열린사고로,합리적인결정들을하시는소통의달인이시네요.읽으면서흐뭇한미소가번집니다.

  9. 이도경 2019.03.05 0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시대의 최고의
    선생님 께서 떠나셨네요.
    최고 입니다. ^^

  10. 은성아빠 2019.03.05 08: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닮고 싶은 스승이 없다고 탄식하는 시대에
    스승의 스승이 되어 주신 교장선생님 감사합니다.

    학교가 지옥 같을 선생님들에게
    따뜻한 공동체를 맛보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교장선생님이 뿌리신 '신뢰'가 더욱 확산되길 소망합니다.

    건강하시고 좋은 글을 써 주시면 더 감사하겠습니다^^

  11. 초원파덜 2019.03.05 10: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종민쌤이 인정할 정도면 대단하신분이네요.
    잘 지내지? 언제나 건투를 빌어.

  12. 강현진 2019.03.06 09: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사합니다~ 믿어주고 기다려주고 바람막이 해 주시고...
    15년전에 그런 교장샘을 뵙고 퇴임식 안하시겠다고 하셨지만 샘들이 진심으로 해 드리고 싶다고 했었는데 부끄러우시다며 편지한장 써 놓고 잠적하셨던 분이 생각나고 그립습니다^^
    그러한 분을 닮아가야지 하고 노력하지만 학교 현장은 그리 녹녹하지는 않더라구요~~
    암튼 그런 분이 또 어딘가에 계셨고 앞으로도 계시리라 희망을 보게 해 주셔서 다시한번 고맙습니다~~

  13. 김기범 2019.03.06 11: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분이 교육부 장관을 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14. 안승헌 2019.03.08 11: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합니다.
    노력중에 있으나 더 시간이 필요한 듯 합니다.
    가슴이 뭉클한 이유는 무얼까요? 저 스스로가 마음속에 그동안 미안한 마음이 있어서 이겠지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선배님..^^

  15. 현민어미 2019.03.10 14: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눈물나는 감동적인 글입니다. 정말 중한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16. 박세리 2019.03.14 11: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지나가는 사람인데 댓글을 안 달수가 없네요. 중2 아이를 둔 엄마로서 저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글입니다. 우연히 보았지만 정말 가슴깊이 오래 남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선생님도 교장선생님도....

    • 민서아빠(과학사랑) 2019.03.14 13: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결국은 욕심이지요. 다른 사람 그리고 자녀들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욕심. 예전에 들었던 말이 기억납니다. 50-60년대에 살기 어렵고 교육받기도 힘들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나라가 발전할 수 있었느냐. 누군가가 그 이유를 이렇게 이야기 하더군요.
      그당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부모님들은 자식들이 학교를 다니면서 공부를 하는 모습을 끝없이 지지해 주었다고, 그래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해도 대부분의 부모님이 이렇게 지지해 주셨다네요. '못배운 내가 뭘 알겠니. 많이 배운 네가 그렇다고 하니 네 말이 맞는 거겠지. 난 널 믿는다....'
      지금 난 자녀들에게 어떻게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

  17. 많은 도움 2019.03.15 12: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공감받을만한 사항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교직에 있는데 저런 분 만나기 참 힘들지만 그래도 저 위 몇 가지는 충족하는 교장님 만나서 으쌰으쌰 잘하고 있습니다.

  18. 양은숙 2019.03.15 13: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많이 있지만 두가지만 더 추가합니다.

    1. 교감선생님이실때 이야기입니다.
    영어교사가 한달동안 연수를 가셔서 기간제를 구했는데 아이들이 거칠어서인지 구해지질 않고
    왔던 교사도 하루수업하고는 다시 안오셨습니다.
    그래서 한달동안 직접 중3영어수업을 하셨습니다.
    아이들이 문제집을 들고 교감샘한테 질문하러 찾아오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수업계인 저는 출장 많은 교감샘 시간표 바꾸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2. 3월 첫부임하는 선생님들에게 장미꽃 한송이씩 준비하라고 하셔서 평소에 가지 않는 꽃집을 갔었습니다.

    보고싶습니다. 퇴임하시는 줄도 모르고 찾아뵙지도 못했네요....ㅠㅠ

  19. 조현수 2019.03.22 19: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렇게 글을 직접 써주신 노력 덕분에 큰 공감, 배움 얻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20. 은지 2019.04.06 20: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훌륭하신 분이시네요. 이언 교장선생님이 1/3만 되어도 우리 학교가, 우리 교육에 발전이 있겠는데... 현실은 쩝~

  21. 자라기 2019.05.16 09: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교장 선생님과 딱 정 반대되는 교장 선생님 모시고 근무했었습니다. 교장실 게시판 색이 마음에 안들어서 계속 바꾸시고 학생들 앞에서 교감, 교사 혼내시고......공문 마음에 안드시면 계속 결재 안해주시고, 직원회의 시간에는 학부모랑 상담도 하면 안되는......모든 것을 관리, 통제하려고 하셨어요. 위에 말씀해주신 교장 선생님같은 분 계신 곳에서 근무해보고 싶네요.......부럽기도 하고 저도 이렇게 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 또 다짐해봅니다. 좋은 이야기 감사해요....^^

    • 민서아빠(과학사랑) 2019.05.20 09: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나이가 들수록 유연한 사고를 가져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어쩔수 없이 젊은 사람들보다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착각에 자꾸 내 생각을 강요하고 있는 제 자신을 볼때가 있습니다.
      세상은 이미 많이 변해있는데 보릿고개 시절 이야기 하면서 과거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 봅니다.
      세상이 좋아지도록 우리가 노력해야 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