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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개인게시판

김정식 수석교사 수업분석 - 이선희 수석샘

by 민서아빠(과학사랑) 2021. 7. 30.

수업비평 - 교실에서 해답찾기 책 원고 내용

2014.09 이선희 수석님이 내 수업을 참관하고 적어주신 글이다. 

김정식수석교사수업분석-이선희샘.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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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수석교사수업분석-이선희샘.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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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중학교 과학수업졸지 않고 깨어 있기

 

수석교사가 된 후로 좋아진 점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의 수업을 볼 기회가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이천 지역에서는 초등 수석교사가 나 혼자라서 중등 수석교사들과 함께 활동을 하기 때문에 중등 수석교사들의 수업을 볼 행운이 주어졌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오늘 수업을 공개한 김 선생님은 교직경력 20년의 중등 수석 교사다. 수업에 필요한 여러 가지 플래시 자료나 앱을 개발해 본인의 홈페이지에 공유하여 모든 선생님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열정을 가진 교사다. 그런 분의 수업을 볼 수 있는 것도 수석으로서의 특권이라 생각하니 기분도 좋고 약간의 흥분된 마음으로 교실로 향했다. 오늘 수업은 중학교 2학년 과학 2단원의 소리의 3요소 알기. 나는 수업 비평에 앞서 비평관점을 수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위들이 학생의 배움에 끼치는 영향을 보는 것으로 정했다.

 

1) 시선 모으기

 

학교는 오래되어 낡은 복도와 교실이 정겹게 다가온다. 점심시간이 채 끝나지 않아서 학교는 시끌시끌하다. 북한의 김정일도 무서워서 못 쳐들어 왔다는, 2병 이라는 은어까지 생길 정도인 중2의 수업을 직접 보게 되다니 수업이 어떻게 진행 될지 사뭇 기대되었다.

수업 시작 전 아이들은 자기네들끼리 이야기하느라 정신이 없다. 5교시를 시작하는 종이 울리자 앞문에서 김 선생님이 오른손을 들고 들어온다. 그러자 아이들이 일제히 ~” 하는 교실이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선생님을 맞는다. 정말 깜짝 놀랐다. 웬 함성? 마치 유명 연예인이 들어오는 듯 아이들은 열을 내어 선생님을 환영한다. 나중에 김 선생님께 물어보니 학기 초 학생들과 수업 시작 할 때의 약속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하면 수업준비를 안하고 있던 학생들도 다른 학생들의 함성을 들으며 수업시작을 알게 되고 학생들을 집중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수업 준비하라고 잔소리하지 않고 시작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았다. 그 덕분에 아이들은 수업시작 1분도 되지 않아 모두 선생님을 바라보 며 집중을 하고 있었다.

 

2) 배움 열기

 

김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뒤에 수업을 참관하러 오신 선생님들이 많이 계시지만 평소대로 하면 된다고 아이들을 안심시키시고 나도 평소대로 할 거야라며 친근하게 웃으며 말한다. 몇몇 아이들이 뒤로 힐끗 보기는 하지만 대부분 앞을 보며 앉아있다.

먼저 간단한 동영상을 보면서 수업을 시작할 거야라며 선생님은 동영상을 틀어준다. ‘파동송이라는 애니메이션 노래 영상인데 진동과 진폭 등의 내용으로 이루어진 노래였다. 초등학생들 같으면 구구단송같은 애니메이션을 틀어주면 교실이 떠나갈 듯 같이 부를 텐데 중학생이라 그런지 아무도 따라 부르지 않고 그냥 동영상을 가만히 보고 있었다. 노래가 나올 동안 김 선생님은 칠판에다 판서를 시작했는데, 지난 시간에 한 내용과 이번 시간에 배울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내용이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군데군데 괄호로 비워놓았다는 점이었다. 노래가 끝남과 동시에 판서도 끝이 났고선생님은 지난 시간에 배운 내용인 소리가 발생해서 우리 귀에 들리는 과정을 학생들에게 물어봤다. 학생들의 반 이상은 선생님의 묻는 말에 대답을 잘했다.

그 후 선생님은 초등학교에서 많이 쓰는 손가락 모양의 캐릭터를 사용해서 오늘 공부할 핵심단어에 붙이면서 오늘 우리가 배울 내용은 소리의 크기소리의 높낮이소리의 맵시가 무엇과 관계가 있는지 알아 볼 거야라고 말했다. 학습목표를 ‘~할 수 있다식으로 진술하지는 않았지만 오늘 무엇을 할 것인지 방향을 잡지 못 한 아이들은 거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속으로 오늘 수업은 소리에 대한 개념을 알게 해주는 개념학습이구나하고 짐작을 하였다. 그러면서 선생님은 오늘 수업은 너희들이 절반은 알고 있는 내용이야. 왜냐하면 너희들은 지금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고 있잖아라며 아이들의 이해를 도왔다.

선생님은 자연스럽게 교실 뒤로 가더니 아이들에게 "뒤에서 나는 소리가 선생님의 소리라고 생각되면 오른손을 들어보세요라고 하면서 오늘 배울 내용이 뭐라고?’ 라는 문장을 한 아이에게 말하라고 시켰고 본인은 목소리를 변형시켜 똑같이 말하였다. 아이들은 선생님이 목소리를 이상하게 변형시켜서 말하니 키득키득 웃으며 오른손을 들었다. 선생님은 다시 앞으로 나와서 "너희들은 선생님의 목소리 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었니?”라며 질문을 한 후 선생님만의 고유의 목소리를 구분 할 수 있는 것은 소리의 맵시라고 한다고 하면서, 오늘 배울 내용 세 가지(소리의 크기소리의 높낮이소리의 맵시)에 대해 다시 한 번 아이들에게 따라 읽어보라고 하였고 아이들은 소리 내어 따라 읽었다.

 

3) 배움 전개

 

선생님은 갑자기 !”라고 깜짝 놀랄 정도로 큰소리를 지르더니 또 라고 작은 소리를 내면서 아이들에게 무엇이 달라졌냐고 물었다. 아이들은 선생님이 지르는 소리에 깜짝 놀란 듯하다가 웃으며 "소리의 크기요라고 일제히 대답하였다. 그러자 선생님은 소리의 크기는 왜 달라질까라고 질문을 던지며 갑자기 교탁 위에 촛불 하나를 켜고 스마트폰을 꺼내더니 음악을 켜고 큰 소리일 때 촛불이 움직 이는 것과 작은 소리일 때 촛불이 움직이는 것의 차이를 관찰해보라고 했다. 아이 들은 관찰 후에 큰 소리일 때 많이 움직이고 작은 소리일 때 촛불이 조금 움직여요라고 대답했다. 선생님은 큰 소리와 작은 소리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아이들은 진동진폭하면서 대답을 하였고 선생님은 애니메이션으로 된 진동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화면정지를 시키고 진폭은 진동의 중심에서 꼭대기까지의 높이라고 하면서 화면을 조정하여 진폭이 커지는 그림을 제시했다. 연이어 이렇게 진폭이 커지면 소리가 커질까작아질까?”라고 질문을 던졌고 아이들은 커져요라고 대답하였다.

선생님은 소리의 크기는 ( )/가 클수록 크다라고 아까 미리 써 둔 칠판의 괄호에 진폭이라고 쓰면서 아이들과 함께 읽어 내려갔다. 그리고는 진폭이 달라지는 예는 운동장에서 사용하는 앰프라고 하면서 앰프가 진폭이 커지도록 도와주어 큰 소리를 내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을 하였다. 선생님은 한 아이를 지목하더니 진폭이 달라지면 소리의 뭐가 바뀐다고?”라며 질문을 했고 그 아이는 소리의 크기요라고 대답을 하자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첫 번째 공부할 개념인 소리의 크기는 선생님의 시범 실험과 애니메이션, 개념의 예까지 함께 설명이 되어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았고한 아이를 통해 개념이 제대로 학습되었는지 확인도 하였다.

선생님은 재차 소리의 크기는 진폭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고 강조한 후 두 번째 내용으로 들어간다고 안내를 했다. 그리고는 기타의 머리 부분처럼 생긴 이상한 물체를 꺼내더니 기타 코드를 짚어가며 연주를 시작하였다. 그 물체는 왼손 으로 기타 코드로 된 버튼을 누르고 오른손의 움직임을 감지하여 연주하는 기계였다. 처음 보는 신기한 물건에 아이들과 수업을 참관하는 선생님 모두 호기심이 높아졌고, 갑자기 집중도가 높아졌다. ‘교사는 늘 새로운 문물과 교육환경에 신경을 쓰고 있어야 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은 기타코드를 연주하면서 소리의 크기는 달라지지 않았지만 무엇이 달라졌니?” 하며 질문을 던졌다. 아이들은 높낮이요하고 대답을 하였다.

그 다음에는 노란색 고무관 같은 것을 꺼내더니 빨리 돌리다가 천천히 돌리는 시범을 보여주었다. 아이들은 신기해하면서 빨리 돌리니 높은 소리가 나고 천천히 돌리니 낮은 소리가 나요라고 대답을 하였다. “그럼 높은 소리와 낮은 소리의 차이는 무엇 때문일까?”라고 선생님이 질문을 하였고진동수요라는 대답들이 나왔다. 선생님은 맞아. 소리의 높은 것과 낮은 것은 진동수와 관계가 있어라고 말했다. “그러면 진동을 많이 시켜야 고음이 될까적게 시켜야 고음이 될까라며 아까 그 고무관을 다시 빨리 돌리고 천천히 돌리며 보여주었다. 아이들은 많이요라고 대답하였고 선생님은 칠판의 소리의 높낮이는 ( )수록 높다괄호에 진동수가 많을이라고 쓰고 아이들로 하여금 읽게 했다.

그런 다음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자신의 탁자와 아이들의 책상을 노크하면서 어느 것이 더 높은 소리가 날까? 어느 것이 진동 수가 많을까?” 하고 질문을 던졌다, 아이들은 "책상이요, 탁자요.” 하며 혼란스러워했다. 또 선생님은 커다란 철판과 작은 철판을 비교해보면 어느 것이 진동수가 많을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아이들은 또 혼란스러워했다. 선생님은 탁자와 책상을 번갈아 쳐가며 소리를 비교시켰고그제야 아이들은 책상이 높은 소리가 난다며 책상이 진동수가 많을 것이라 고 얘기했다. 선생님은 큰 물체일수록 진동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진동수가 작아진다고 하면서 칠판의 '타악기-클수록 낮은 소리를 채우면서 읽어주었다. 그런 다음. 주사기와 호루라기가 연결된 물체를 보여주면서 관악기는 관에 있는 공기가 진동하는 것이니까 관이 길수록 낮은 소리가 난다면서 주사기를 밀면서 호루라기를 불어 점점 높은 소리가 나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러고는 주사기를 밀어 넣었다가 빼며솔솔라라 솔솔미하며 연주를 하였다. 아이들이 ~” 하며 좋아하였다. 이런 신기한 물건들은 도대체 어디서 다 구했는지 선생님의 능력에 감탄할 뿐이다. 선생님은 '관악기-길이가 짧을수록 높은 소리라고 쓰면서 다시 한번 아이들에게 확인을 시켜 주었다.

두 번째 개념인 소리의 높낮이는 아이들로 하여금 진동수와 관련된 여러 가지 혼란스러운 문제들을 제시하여 개념을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확실히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수업방법이었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졸리지하고 물어보았고 아이들은 아니요재미있어요라고 대답하였다. 선생님은 본인이 직접 개발한 소리의 크기를 이용해서 우주선을 움직이는 게임을 시작하였고 아이들은 함성을 지르며 우주선을 움직이고, 소리의 크기 조절에 실패해서 우주선이 죽자 아주 재미있어 하면서 또 하자고 졸라 댔다. 선생님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 게임은 진폭과 관계가 있을까, 진동수 와 관계가 있을까하고 물었고 아이들은 진폭이요하고 대답을 하였다. 그러면 큰 소리에 우주선이 올라갔을까높은 소리에 우주선이 올라갔을까?” 하고 물어 보았다. 아이들은 큰 소리요높은 소리요하며 헷갈려했다. 아이들이 소리를 지를 때 소리가 같이 높아졌기 때문에 헷갈리는 것 같았다. 선생님은 그 점을 정확히 간파하여 너희들이 소리를 지를 때 소리도 같이 높아졌기 때문에 헷갈리는 것이 라고 짚어주었고, 우주선이 움직이는 것은 소리의 크기로 인함이고 진폭과 관계가 있다고 얘기해주었다. 그리고는 소리의 크기와 관계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이번에는 소리를 지르지 말고 산토끼 노래를 불러서 게임을 해보자고 하며 게임을 다시 시작하였다. 노래로 하니까 조금하다 실패하고. 웃다가 실패하고게임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은 매우 즐거워했다. 선생님은 게임을 마치고 다시 한 번 주의를 환기시키며 소리의 크기는 진폭과만 관계가 있다며 확인시켜 주었다.

두 가지 개념을 배운 후 게임을 통해 첫 번째 개념을 다시 확인할 수 있도록한 선생님은 교탁 위에 비커를 올려놓고 약수저로 크기가 다른 비커를 두드리며 어느 것에서 높은 소리가 나느냐고 물었다. 아이들은 작은 비커에서 높은 소리가 난다고 대답하였고선생님은 4명당 한 장의 종이를 나누어 준 후 4명이 서로 의논 하여 선생님이 내는 문제를 풀어보라고 했다. 그리고는 크기가 같은 비커에 물의 양을 다르게 하여 어느 것이 높은 소리가 날지 알아맞혀 보라고 했다. 연이어 아이들을 일부러 혼란스럽게 하기 위해 PET병에 물을 채우면서 "불면 높은 소리가 날까 낮은 소리가 날까하면서 일부러 시범을 보였다.

종이를 4등분으로 접어 가운데 놓고 각자 한 면에 자기의 생각을 적고 의논해 보라고 한 후정답을 쓸 때는 오늘 배운 내용으로 과학적인 근거를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2명이 뒤로 돌아앉아 41조를 만들어 하나의 학습지를 4등분으로 접은 4단 활동지를 작성하기 시작하였다. 김 선생님은 4명이 함께 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친구의 의견을 볼 수 있게 하여 수업에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하는 데 4단 활동의 목적이 있다고 하였다. 개념이 확실히 선 아이들은 먼저 작성을 시작하고다른 아이도 그 아이가 쓴 것을 보면서 자기의 개념을 완성해 나가는 좋은 학습방법인 것 같다.

2분 후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직접 비커를 두드려 보이면서 결과를 보여주었고 이제는 결과를 보면서 다시 의논해라고 말했다. 물이 적은 쪽이 높은 소리가 나는 것을 본 아이들은 여기저기서 헷갈려라고 하였고 선생님은 왜 물이 적은 쪽이 고음이 되었을까?” 하면서 다시 의논하라고 얘기했다. 아이들은 쓴 것을 고치기도 하고 왜 그럴까? 하면서 활발히 의논을 하였다. 선생님은 중간에 진동이 라는 단어를 써서 친구에게 설명하도록 해라며 말했고아이들은 계속 자기네들 끼리 설명을 주고받았다. 선생님은 아이들을 집중시키더니 색깔이 들어있는 뻥튀기를 꺼내고는 자기네 모둠 중 가장 좋은 설명을 대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에게 뻥튀기를 주겠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물이 적은 것이 더 높은 소리가 나요. 왜냐하면 물이 많은 것은 물 때문에 막혀서 진동이 잘 안 일어나고, 물이 적은 것은 물의 영향을 받지 않고 진동이 빨리 일어나요” “저는 물이 많으면 공기의 부피가 줄어들어서 고음이 나는 것 갖아요물이 적은 것이 고음이 나요. 왜냐하면 물이 많으면 진동을 못하게 하니까 그런 것 샅아요.” 라고 발표하였다.

마지막 발표 학생에게 선생님은 그러면 뭐가 진동을 하는 거지?”라고 물었고 그 아이는 물이요라고 대답을 하였다. 아이들과 선생님 모두 다 같이 웃었고 선생님은 물이라.” 하며 또 다른 아이를 지목하였다. 그 아이는 물이 많은 것이 높은 음이 나요. 왜냐하면 아까 선생님이 타악기는 크기가 작을수록 고음이 난다고 하였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의 발표에서 오개념을 가진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파악했고, 물이 들어있는 PET병과 물이 들어있는 비커를 보여주며 결국에 뭐가 떨리느냐 하는 문제인데물이 들어있는 PET병은 그 안에 공기가 떨리는 것이라 물이 많을수록 공기의 양이 적어서 고음이 나는 것이지만비커를 치는 것은 비커 자체가 떨리는 것이기 때문에 물이 많을수록 비커의 떨림을 방해해서 진동수가 적어지는 거야. 그러므로 물이 많을수록 낮은 소리가 나는 것이지라고 정리해 주었다.

마지막 소리의 맵시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선생님은 알라딘과 40인의 도적 이야기를 꺼내며 열려라 참깨할 때 문이 열리는 것은 이야기의 모순이라고 했다. 옛 이야기에서 과학적 모순을 찾아내는 것도 참 독특하였다. 선생님은 피아노와 트럼펫바이올린의 소리와 파동의 모양이 나타나는 애니메이션 자료를 보여주면서 세 악기의 크기와 음은 다 같지만 파동의 모양(파형)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시각자료를 이용하여 알기 쉽게 제시하였다. 그리고는 칠판에 소리의 맵시 ( ) 의 모양에 따라 다르다'파형이라고 썼다.

선생님은 이것을 이용하면 미래에는 자기 집에 들어갈 때 자기의 목소리로 나 왔다!” 하면 문이 열리는 시대가 곧 온다고 하면서 남의 집에 가서 아무리 나 왔다!”고 외쳐도 파형이 다르면 문이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아까 말했던 알라딘의 40인의 도적도 음색을 가려서 문이 열리는 장치라연 이해가 되지만단어하나 바뀌었다고 문이 열리는 것은 모순이야라고 했다.

 

4) 배움 정리

선생님은 오늘 배운 소리의 3가지 요소에 대해 칠판의 판서를 보면서 차근차근 정리해주었다. 그리고는 소리의 크기진동수파형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그림 자료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정리했다.

그러면서 이것을 이용해서 진동수와 파형을 다르게 해 전자악기음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하였다. 선생님은 또 간이 확성기 같은 것을 보여주면서 이것은 소리의 크기도 조절되고 할아버지 소리아이 소리 등으로 소리도 바꾸어주는 것이며, 이것 또한 소리의 3요소를 사용해서 만든 것이라고 하면서 시범을 보여주셨다. 아이들이 신기해하였다.

선생님은 질문 있는 사람 있냐고 물어본 뒤, 없다고 하자 수업내용을 정리한 골든벨 문제를 제시하여 무작위로 아이를 뽑아 골든벨 문제를 맞히게 하고 맞히는 아이는 뻥튀기를 주었다. 덩치 큰 중학생 남자아이가 조그만 뻥튀기 알 몇 개를 받고 좋아하는 모습도 순수해 보이고 귀여웠다. 문제에 대한 답을 모르는 아이는 선생님께서 칠판에 판서된 것을 가리켜 보이면서 대답을 유도하여 아이가 포기하지 않고 답을 말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골든벨을 풀고 있을 때 수업을 마치는 종이 울렸다. 선생님은 풀고 있던 문제만 마저 푼 후 질문있냐고 다시 한 번 묻고는 인사를 하고 수업을 마쳤다.

 

5) 참관 후기

수업을 본 참관자들은 모두 김 선생님의 수업준비실에 몰려가서 오늘 수업에서 사용한 이상한 물건들을 만져보고 감탄하며 사용법을 배웠고, 선생님의 수업자료 준비에 놀랐다. 어디서 이런 것을 샀는지. 직접 만든 것도 있고 구입한 것도 있는데 참 아이디어가 좋았다. 나도 선생님에게 손가락 자료 하나를 얻었는데 뒤에 벨크로지를 이용하여 자석을 끼운 아이디어 제품이었다. 다른 교사들도 자료 하나씩을 얻어 좋아하는 것이 꼭 아이들 같았다.

 

 

 

수업을 마친 후 가진 협의회에서 선생님은 오늘 수업이 아이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수업이었다고 말한다. 과학수업에 의도적으로 오감을 자극하는 수업을 하여 아이들의 인지력을 높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수업을 관찰하면서도 그 점은 생각하지 못했는데, 선생님이 박수치기에서는 손감각촉각, 우주선 게임 에서는 시각과 청각을, 아이들에게 보상으로 제공하는 알록달록한 뻥튀기는 후각과 시각, 촉각, 미각을 길러주는 효과가 있다고 하셨다. 그 외에도 자기네들이 직접 실시하는 과학 실험에서도 그것은 지속된다고 하셨다.

듣지 않았으면 몰랐을 수업자의 의도는 늘 수업대화를 통해 알게 된다. 초등학교에서도 아이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수업을 한다면, 아이들의 인지능력뿐 아니라 감성적인 면도 좋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과학수업을 공개한다고 했을 때 다른 과학수업처럼 실험 실습위주의 수업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을 하면서 왔다. 거의 대부분의 과학 공개수업은 선생님이 설명을 해주거나 문제 상황을 제시하면 아이들이 실험을 계획하여 실험을 하고 결과를 도출하여 발표하는 식의 수업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오늘 수업은 교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개념을 알려주기 위해 교사주도로 이끌어 나가는 수업이었다. 처음에 이것은 '과학의 주입식 수업인가?’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주입식이라고 하기엔 선생님의 시범과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수업자료가 많고, 교사의 질문과 아이들의 대답이 주를 이루었기 때문에 주입식 수업 같은 주입식 수업이 아닌 수업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또 중학생의 집중시간을 계산해서 45분의 수업을 15분씩 끊어서 수업을 진행해 나가는 것도 특이했다. 이 수업은 개념학습이지만 개념을 정의하고 예를 제시하고, 또 일부러 헷갈리는 문제도 제시하여 개념이 흔들리지 않도록 도와주고 여러 가지 상황도 제시하여 개념의 확대 사용이나 개념의 발전을 도와주는 수업이었던 것 같다.

45분의 시간 동안 초등학교에 비하면 많은 양의 수업이었던 것 같고, 정리해 놓고 보면 지루할 수 있는 수업인데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신기한 실험도구 들 덕에 재미있었고선생님의 시범이 주를 이루었지만 아이들도 계속 무엇인가를 하는 이상하게 바쁜 수업이었던 것 같다. 점심시간이 지난 5교시라 졸린 시간이었지만아이들은 이 수업시간 동안 한 사람도 조는 아이가 없었다. 놀라운 일이다!

 

6) 학생이 졸지 않는 수업

선생님의 수업에서 점심시간을 막 지난 제일 졸린 시간에 아이들이 졸지 않고 수업에 임할 수 있었던 비결을 찾아보았다.

첫 번째는 선생님이 활용한 신기한 수업자료였다. 신기한 수업자료는 아이들 에게 호기심과 재미를 제공해주었다.

두 번째는 아이들을 일부러 헷갈리게 하는 문제 제공이었다. 답이 뻔히 나오는 문제를 제공한 것이 아니라, 쉬운 것 같으면서도 헷갈리게 문제를 제시하여 아이들이 생각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아이들을 잠시도 쉬지 않게 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시범 실험에 눈을 빼앗기고 헷갈리는 질문에 공격당했다. 그리고 수업과 관계되는 함성게임도 즐겼다. 아이들은 우주선을 죽이지 않으려는 단순한 게임을 했다고 생각했겠지만 진동의 진폭과 관계되는 게임이었고게임을 한 후 왜 그랬는지 생각을 해야만 했다.

마지막으로 협동적인 학습이었다. 아이들은 4단 활동을 통해 혼자하기 어려운 것을 친구들과 함께 해결하였고4단 활동지로 제공하였기 때문에 자기 혼자 가지고 있었으면 몰라서 못 썼을 내용을 다른 친구들이 쓰는 것을 보며 자연스럽게 커닝을 해가며 쓸 수 있었던 것이다. 친구 것이 자연스럽게 내 것으로 전이되는 학습 이었다.

이 수업을 보기 전, 사실 나는 TV를 통해 보던 중학교 학생들의 잠자는 수업장면을 상상했고, 그 만큼 편견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 수업동안 느낀점은 그런 아이들을 잠에서 깨우려면 아이들을 탓할 것이 아니라 교사가 아이들을 바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김 선생님의 자료를 위한 개발 노력으로 오늘 수업이 깨어있었다. 다른 교사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내가 자료를 개발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이 만든 자료라도 찾아서 이용하자. 그리고 아이들을 바쁘게 만들자. 쉴 새 없이 학습하면서 재미를 느끼게 해주자. 오늘처럼.

오래간만에 수업전사를 한 후 수업 비평문 을 썼다. 아무래도 수업전사를 한 후 수업 비평문을 쓰면 비평문이 길어지는 것 같다. 변명을 하자면, 한 시간 동안 일어난 모든 일이 하나하나 의미를 가지고 다가오니 어느 것도 버리고 싶지 않다고나 해야할까? 그래도 주제를 정하고 그것을 중심에 놓고 쓰다 보니 이렇게 얼추 정리가 되긴 한다. 이 좋은 수업을 본 후 주 제가 겨우 졸지 않고 깨어있기라니. 내 수업 비평의 주제가 오히려 쓰고 보니 너무 가벼운 것 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정말로 졸지 않고 깨어있는 수업이었다. 수업을 볼 때나 이후 수업전사를 할 때 아이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니 정말 수업에서 소외되는 아이가 하나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요즘 중학교 수업이 무너졌다는 우려도 많고, 우리나라 중고둥학생들이 학교에서 불행하게 느낀다고 하는 통계가 발표되어 심각하게 생각되다 보니 그저 졸지 않고 눈을 반짝이며 재미있게 수업하는 것을 보는 것 만으로도 흐뭇하였다. 그 무서운 중학생들은 다 어디로 가고 순진하고 웃음이 많은 중학생들이 수업을 즐기고 있었기에정말 수업을 즐긴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이 수업을 본 후로 나는 뭔가 가슴에 올려져 있던 무거운 짐 하나가 내려지는 기분을 느꼈다. 사토마나부(2011) 교수의 협동적 배움과 발돋움과 점프가 있는 배움을 중학교 교실 에서 보게 된 것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참으로 친근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담임도 아닌 과학교과 선생님과 이렇게 친근하게 수업을 하다니. 선생님의 얘기로는 이 학교도 정해진 생활규칙이 있어 학급에서나 교과시간에 모두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한다. 초등에서도 교과전담시간에 적용해 볼 수 있는 좋은 사례라 생각된다. 하지만 단지 생활규칙의 협조적 적용만으로 이렇게 교과 시간이 즐거울 수는 없다. 선생님의 수업은 두고두고 되돌려보며 배울 점을 더 찾아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