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팩안에는 철가루가 들어 있다. 철가루가 산소와 결합해서 산화철이 되면서 발열 반응에 의해 열이 발생한다.
복잡한 실험 도구 없이 핫팩을 가지고 연소반응이나 질량보존법칙, 일정성분비의 법칙 실험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핫팩을 가지고 다양한 실험을 해 보았다.
1. 산화 반응(연소반응)
대부분 물질은 연소하면 질량이 감소하지만 금속은 연소하면 산소와 결합하면서 대부분 질량이 증가한다. 핫팩에는 철가루가 들어있다. 따라서 간단하게 실험해 볼 수 있다.
핫팩 포장을 뜯으면 부직포 안에 들어있는 철가루가 산소와 반응하면서 산화철이 된다. 그럼 질량이 증가한다.
기존 실험처럼 산화철이나 산화구리를 만들기 위해서 강철솜이나 구리가루를 모아 따로 가열해 주지 않아도 된다. 안전하고 실험방법도 간단해서 좋다.
하지만 완전히 반응이 일어나는데 꽤 오랜시간이 걸린다. 15시간에서 24시간 정도 지나야 완전히 반응이 끝난다.
가. 평형 실험
길다란 막대 양쪽 끝에 핫팩을 매달아 평형을 이루게 한다.
그리고 한쪽 핫팩만 포장을 뜯어 공기와 반응시킨다. 그럼 공기 중 산소와 반응한 철가루는 산화철로 변하면서 무거워 지고, 평형을 이룬 막대는 산화철 쪽으로 기운다. 질량을 직접 측정하지 않아도 쉽게, 철이 산화되면서 무게가 무거워 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가지 문제는 산화철이 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실험해 보았는데 저울의 민감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4시간 이상 8시간 정도는 지나야 기울어진 것을 볼 수 있었다.
아래는 8시간 동안 촬영한 영상이다.
2. 전자 저울 측정
전자저울을 이용하면 더 쉽게 산화철이 되면서 질량이 증가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잘 문질러 주면 1시간 짜리 수업에서도 완전히 반응이 끝나지 않더라고 발열되면서 조금씩 질량이 늘어나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
아래 사진 왼쪽은 처음 뜯었을 때의 질량이고 오른쪽 사진은 발열반응이 일어나고 있는 모습을 열화상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다. 발열되면서 질량도 약간 증가한 걸 확인할 수 있다.
2. 일정성분비의 법칙
다음날 완전히 반응이 끝난후 질량을 측정해 보았다. 반응전 142g 에서 반응 후 155g 으로 질량이 증가했다. 산소가 13g 달라 붙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생각만큼 증가하지 않았다.
산화철의 종류가 많긴 하지만 제이 산화철(Fe2O3)로 바뀌었다고 가정하면 철과 산소의 질량비가 7:3 정도 되므로 철가루 142g 이면 60g 정도는 증가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핫팩 재료 성분을 살펴보니 철분, 활성탄, 물, 소금, 질석, 고흡수성수지로 되어 있다고 나온다. 구성물 중에 생각보다 철가루의 양이 적을 수도 있다.
제품 하나를 분리해서 철가루가 얼마나 들어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어서 자석을 이용해서 철가루만 따로 분리해 보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실패했다. 모든 재료가 다 달라 붙는다. 아마 철가루가 너무 고와서 분리가 안되는 듯하다.
그리고 철가루가 모두 산화된 것 아닌 듯 하다. 실험이 끝난 발열팩에 자석을 가져가 보니 처음보다는 약해졌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잘 달라 붙는다. 모든철이 산화철로 바뀌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덤으로 화학변화가 일어나면 성질이 변한다는 것도 확인이 가능하다.)
또 핫팩 원재료에도 물이 들어있는 것으로 보아. 반응이 일어나면, 수분이 빠져 나가서 질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요한 산소를 공기중에서 가져오기도 하지만 고흡수성수지나 활성탄 안에 포함된 물에서도 가져다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포함된 재료중에 물에서 산소를 가져다 사용한다면 뜯기 전에도 반응이 일어나야 할 것이다.)
반응이 진행되는 동안 봉지안에 습기가 생기는 걸 볼 수 있다.
(안에 있는 수분이 빠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
온도가 올라가서 재료에 포함되어 있던 수분이 증발하는 것도 질량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발열반응이 일어날 때 수분도 생각보다 많이 나온다.
원하는 이론적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질량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반응이 끝난 핫팩을 뜯어서 처음 철가루와 색깔을 비교해 보면 약간 붉게 색깔이 변한걸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화학변화가 일어난 산화철도 자석에 잘 달라 붙는다. 우리가 생각한 것처럼 모든 철가루가 완벽하게 산화철로 변한 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 핫팩을 뜯어서 종이컵에 옮겨 담아 놓고 실험
종이컵에 핫팩 내용물을 옮겨 놓고 실험을 하면 철가루가 산화철로 바뀌면서 질량이 증가하고 색깔도 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반응전에는 철가루라 자석에 잘 붙는데 반응이 끝나고 나면 산화철이 되어 자석에 처음보다 잘 달라붙지 않는것도 확인할 수 있다.
종이컵에 핫팩 내용물을 옮겨 놓고 실험해 보니 질량이 증가하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질량이 잘 증가하지 않는다.
몇일 후 측정해 보니 종이컵에 뜯어 놓은 것은 질량이 오히려 감소한다.
아마 건조해지면서 수분이 날아가서 생기는 문제로 보인다.(확실하지 않음)
색깔도 검은색에서 약간 붉은색으로 산화철이 된걸 볼 수 있다.
4. 질량보존의 법칙
닫힌계에서는 질량이 보존된다. 뜯지 않은 핫팩도 일종의 닫힌계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도 질량은 변하지 않는다.
핫팩을 뜯으면 산소와 반응하면서 발열이 시작되고 산소와 결합해서 무게가 증가한다. 하지만 핫팩을 밀폐된 병안에 넣어 두면, 몇일이 지나도 질량은 변하지 않는다. 물론 병안에 산소가 다 소모되면 더 이상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나중에 뚜껑을 열고 핫팩을 꺼내면 또다시 발열반응이 진행 된다.
(안에 든 시계는 압력변화를 측정하고 싶어서 넣어 두었던 갤럭시워치다. 압력변화 측정은 실패했다.)
<이번 실험을 통해 알아낸 생활의 팁>
핫팩을 15시간에서 24시간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 산소와 결합하는 시간을 조절하면 더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아침에 추울 때 사용하다가 따뜻한 점심에는 발열반응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핫팩을 지퍼팩에 넣어 공기를 빼고 밀봉시키면 된다. 그럼 핫팩은 더 이상 반응하지 않고 멈추게 된다. 저녁에 다시 지퍼팩에서 꺼내면 산소와 반응하면서 다시 발열반응이 시작된다.
한번 반응한 걸 일반적인 방법으로 되돌릴 수는 없지만, 산소와의 반응을 차단해서 여러번 나눠서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다.
핫팩을 이용한 2번째 실험 - 산화실험은 아래 링크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