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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민서네가족

속초에서 눈과의 전쟁을 마치고

by 민서아빠(과학사랑) 2013. 1. 10.

2003년 1월 12일 부터 14일 까지
방학을 맞아 장인 장모님과 함께 속초를 다녀왔습니다.

이제 민서가 커서, 무엇인가 느낄 나이가 된 것 같아
다른때 보다 뜻깊은 시간이 되리라 예상했습니다.

바닷가도 가고, 설악산도가고(결국은 되돌아 왔지만), 얼음으로
만든 조형물도 보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돌아오는 14일이 되었습니다.
일기예보를 보니 1 ~ 5cm 정도의 눈이 내릴것이라고 했습니다.

아침을 먹고 서둘러 11시경에 출발했는데 왠걸 온세상이 모두 하얗게 얼어 붙고 있었습니다. 눈은 무심하게 펑펑 쏟아지고, 바람은 강하게 불고, 온도는 뚝 떨어지고, 그나마 다닐만 하던 도로가, 양양부근에 오자 계속해서 내리는 눈에 도로가 얼어 붙기 시작했고, 차들이 언덕길에서 미끄러져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교통경찰의 도움을 받아 언덕길을 넘고(이때 장인어른이 차 뒤에서 밀어 주셨는데, 언덕위에 까지 멈추면 안된다고 해서, 한 200m 정도를 뛰어 오셨습니다.) 주문진 까지는 그럭저럭 문제 없이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주문진에서 새로생긴 동해 고속도로를 타고 강릉방향으로 이동하는데 이곳도 마찬가지로 바닥은 완전 얼음판이었습니다.

영동고속도로와 만나는 분기점을 2Km 정도 남겨두고 차가 밀리기 시작하는데, 거의 모든차들이 꼼짝을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빙판길에서는 멈추지 말고 달려야 하는데, 서다 가다를 반복하다보니 언덕길에서 차가 또다시 미끄러지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에서 차가 밀린이유를 나중에 알고보니, 동해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가 만나는 분기점에서 차들이 동해에서 영동고속도로로 올라가는 길이 경사가 조금 급한데, 이곳에서 차들이 미끄러져 오도가도 못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우리차도 계속해서 미끄러져 정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지나가던 다른분이 체인이 하나 남는다고 주셔서 간신히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습니다.

저녁 9시경 이천에 도착해서 뉴스를 보니 동해안에 50cm 정도의 폭설이 내렸다고 하더군요.

정말 아름다운 눈과의 한판 승부였습니다.

민서는 긴시간동안을 차안에서 자다 깨다를 반복했고, 민서아빠는 운전대를 부여잡고 무사히 집에오기만을 속으로 기도하면서 보낸 하루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