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다 보면 습관이 되어 내가 무엇을 잘 못하고 있는지 모를때가 있다.
학년말이나 학기말에 학생들에게 내 수업에 대한 평가를 받아 보는 것은 어떨까?
요즘도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떠들면 박수를 치게 한다.
박수1번, 그래도 떠들면 2번, 그래도 떠들면 3번
보통 박수3번 까지 가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조용히 하고 집중을 하게 된다.
내가 언제 부터 박수를 쳤을까?
생각해 보니 10년전쯤 받은 수업 평가지에서 시작된 것 같다. 그당시에는 체벌이 허용되었기 때문에 항상 회초리를 들고 수업을 들어갔다.
학생들이 떠들면 회초리로 교탁을 힘껏 내리쳐서 큰 소리를 냈다. 그럼 학생들이 깜짝 놀라면서 나를 바라 보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강도는 세지고, 어떻게 하면 교탁을 내리쳤을때 큰 소리가 나는지 연구까지 했었다.
그런데 어느해 수업평가지를 받았는데 한 학생이 쓴 '회초리로 교탁을 내리칠때 마다 너무 깜짝 깜짝 놀라요. 전에 박수를 치게 하실때 너무 좋았어요' 라는 글을 보게 되었다.
생각해 보니 회초리를 가지고 가지 않았을때 박수를 치게 하면서 집중시켰던 기억이 생각났다.
그 이후로 10여년 동안 교탁을 한번도 내리치지 않았다. 지금도 학생들이 소란스럽거나 시끄러울때는 박수를 치게 한다.
학생들의 평가는 냉정하다. 평가지를 받을때 '솔직하게 적어 주렴. 어떤 말이라도 상관없다.' 라고 이야기 하는데 때론 학생들이 적어준 글을 읽다가 마음의 상처가 남기도 한다.
입에 쓴약이 몸에 좋다고 했던가? 항상 좋은 말만 듣고 살수는 없다. 나에게 1년을 배운 학생들의 생각에 귀를 기울여 보자. 그럼 다음 학기에 1가지라도 나의 삶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평가를 받을때 꼭 이야기 한다. 좋은 말만 쓰지 말고 정말로 선생님에게 도움이 되는 말을 적어 주었으면 좋겠다. 선생님도 너희들의 조언을 듣고 더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거든.
올해도 시간이 지나가기 전에 학생들의 평가를 받아보아야 겠다.
같은 내용이라도 다음학기에
선생님 생각에는 앞으로 이렇게 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이렇게 할거야 보다는
저번 학기에 너희들 의견을 받아 보니, 이런 요구가 많아서 앞으로는 이렇게 바꿔 볼거야
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더 의미가 있을 듯...
교사 평가지는 다른 선생님의 자료를 인용한 것도 있고 직접 만든 내용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