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린 탄산음료캔을 거품 안나게 뚜껑을 따는 많은 방법이 나와 있다.
대부분 따라해 봤는데 별로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러다가 최근에 인터넷에서 알게된 탄산음료캔을 바닥에 눕혀서 굴리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제 생각이 잘 못 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맨 아래 추가 정리 중 참고)
마구 흔든 사이다캔을 옆으로 뉘어서 3번 정도 왕복해서 굴려 준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서 최대한 세게 흔들어 달라고 한 후 실험해 보자.)
이때 주의할 점은 사이다캔이 완전히 1바퀴 이상 굴러야 한다. 그리고 너무 빨리 굴리면 안된다.
그리고 나서 사이다 캔 뚜껑을 따면 신기하게도 거품이 넘쳐나지 않는다.
동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자.
동영상 끝부분에서 벽면에 붙은 기포가 떨어지는 걸 보여주려고 했는데 밀폐가 안되서 흘러 넘쳐 버렸다. 앗 실수. ^^
이유는 무엇일까?
탄산음료가 들어있는 캔이 흔들리면 음료수 안에 녹아있던 이산화탄소가 빠져나와 기포가 만들어지고 이 기포들이 캔 옆면에 달라 붙게 된다. (사이다를 유리잔에 따르면 유리잔 옆면에 기포가 달라 붙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기포가 만들어진 것을 핵생성(nucleation)이라고 한다. 기포가 어느정도 크기 이상이 되면 물의 표면장력을 이기고, 기포로 형성될 수 있는 것이다. 콜라에 멘토스를 넣으면 탄산음료를 흔들지 않아도, 핵생성이 잘 되서 탄산음료를 흔들어 놓은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
그리고 빠져나온 이산화탄소로 인해 캔 안의 압력은 증가하게 된다.(내부 압력은 증가하지 않습니다.)
물리적으로 캔안의 압력은 증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만 작은 이산화탄소 기포들이 생겨나서 압력이 낮아지면 쉽게 이산화탄소가 빠져 나올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 졌다고 보는게 맞다고 하네요
이때 갑자기 뚜껑을 따면 캔안의 압력이 급격히 감소하게 되고, 보일의 법칙에 의해 벽면에 붙어있던 기포들의 부피가 순간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벽면에 붙어있는 기포들 수가 많기 때문에 한꺼번에 기포들의 부피가 팽창하면 탄산음료가 밖으로 밀려 나오면서 거품과 함께 탄산음료가 뿜어져 나오게 되는 것이다.
캔을 눕혀서 굴리면 탄산음료 수면이 캔안에서 마치 불도저처럼 벽면에 붙어있는 기포들을 떼어내게 된다. 떨어진 기포들은 터지거나 아니면 탄산음료 위쪽으로 모이게 된다.
3번정도 굴린다음 뚜껑을 따면 남아있는 기포들의 부피가 증가하겠지만 위쪽에 모여 있어 더이상 밀어올릴 탄산음료가 없게 되어 뿜어져 나오거나 넘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간단한 원리 지만 생각할 수록 재미있다.
비슷한 방법으로 숟가락으로 캔의 위쪽을 마구 때려주는 방법이 있다. 이것도 벽면에 붙은 기포를 떼어내기 위한 방법으로 보인다. 그런데 너무 살짝 치면 기포가 잘 안떨어지고 너무 세게치면 사이다가 흔들려서 새로운 기포들을 만들어 내게 되어 효과가 떨어진다.
항상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생각보다 잘 된다.
콜라병 처럼 중간이 오목한 병은 옆으로 굴려도 기포가 다 떨어지지 않아 실패할 확률이 높다. 또 곡물가루가 떠다니는 막걸리 같은 경우에도 기포가 벽면이 아니라 곡물가루에 많이 붙어 있으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필자가 테스트 해 본 결과 어느정도 효과를 보는 것은 사실이나, 탄산음료 캔 만큼 잘 되지는 않는다. 보일의 법칙을 설명하면서 오늘은 캔을 한번 멋지게 따 보는건 어떨까?
<수업시간 활용방법>
교실에 사이다캔을 가지고 들어가서 학생들에게 최대한 힘껏 흔들게 한 다음 선생님의 초능력을 보여주겠다고 선언한다.
초능력으로 캔 내부에 변화를 주어야 하기 때문에 캔을 이리저리 굴리면서 살펴본다.
3번 정도 왕복해서 굴린다음 캔을 손에 들고, '혹시 과감하게 뚜껑을 따 볼 사람?' 하고 물으면서 앞에 있는 학생에게 캔을 준다. 그리고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 멀리 대피한다. (그럼 주변 학생들도 두려워 하고 사이다캔을 받은 학생은 겁나서 감히 따지 못하고 쩔쩔 맨다)
이때 선생님이 과감하게 캔을 다시 돌려 받아서 학생들 쪽으로 입구를 향한다음 초능력을 과시하며 힘껏 캔뚜껑을 딴다.
비명소리와 함께 대피하는 학생들... 하지만 캔에서는 아무런일도 벌어지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선생님이 초능력자임을 선포한다. 끝.
<추가> 페트병 탄산음료로도 시도해 보았다. 흔들었을때 안에 기포가 생기는 것이 직접 보여서 좋다.
<추가> 새로운 가능성
투명한 사이다병을 사용해 보면 벽면에 생각보다 기포가 많이 달라 붙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생각을 해 보았다. 벽면 뿐만 아니라 사이다 내부에 생긴 작은 기포들이 바닥면에서 수면위 까지 올라오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건 아닐까. 그래서 사이다를 뉘워서 굴리면 수면의 높이가 낮아지니까 금방 빠져 나오는게 아닐까?
오늘 추가로 사이다를 30초 정도 뉘워 놓았다가 캔을 따 보았다. 마찬가지로 흘러 넘치지 않는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마 2가지 원인이 함께 다 작용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중에 시간될때 추가실험을 해 볼 예정
<추가 정리 중>
어제 사이다모임에서 간식으로 캔을 가져왔길래 기회는 이때다 싶어 회원 과학 선생님들과 실험을 해 보았다. 흔든 사이다 캔을 1개는 굴리고, 1개는 뉘워놓고, 다른1개는 세워 두었다가 30초 후에 따보면 모두 거품이 뿜어져 나오지 않는다. (온도가 높아지면 시간은 달라질 수 있다.)
굴리거나 두드리는 것이 벽면에 붙은 기포를 제거하는데 약간의 효과는 있겠지만, 결국은 시간이 더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뉘워서 굴린다는 것은 30초라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행위였다는 생각이 든다. 굴리지 않아도 30초만 그대로 두면 아무 문제가 없다. 추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렇다. 우리는 징크스처럼 무언가에 현혹되는 경향이 있다. 바로 내가 그랬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30초만 기다리면 아무 문제 없던 거였는데 어떤 행위를 해야만 없다고 생각했던 건 아닐까? 몇번을 실험해 보았는데 현재로서는 다른 행위 필요없이 30초만 기다리면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물론 온도나 환경등을 고려한 추가 실험이 필요할 듯...(좀더 고민 중)
<추가> 흔들린 탄산수 뚜껑 열어도 터지지 않는 시간 측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