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수나 콜라와 같은 탄산음료 병을 흔들면 내부 기압은 증가할까?[탄산수실험2]

탄산음료를 힘껏 흔들면 탄산음료병 내부 기압은 증가할까? 

대부분 세게 흔들면 흔들수록 탄산음료 병 내부 기압이 증가할 거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뚜껑을 열면 탄산음료가 뿜어져 나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처음에 구입했을 때 탄산음료와 힘껏 흔들었을 때 탄산음료 병 내부의 기압은 변하지 않는다.

학생들도 해 볼 수 있게 아주 간단한 실험을 설계해 보았다.

우선 실험 동영상을 보자.
https://youtu.be/DUx_a7pn3dM

탄산음료는 넘쳐 흐르면 끈적거리기 때문에 탄산음료 대신 탄산수로 내부기압의 변화를 실험해 보았다. 병의 내부기압을 측정할 수 있는 기압계를 구매하려고 했으나, 더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끝이 막힌 주사기를 이용하기로 했다.

주사기 끝을 막고 탄산수 병에 넣어 두면, 병 내부 압력이 증가하면 할수록 주사기 내부의 공기 부피는 줄어든다. 보일의 법칙에서 이미 배운 내용이다. (보일의 법칙을 배운 학생들은 외부압력이 커지면 풍선 부피가 준다는 건 알지만, 주사기 부피도 준다는 건 잘 이해하지 못한다. 손으로 주사기를 누르는 거나 외부 압력이 주사기를 누르는 거나 같은 현상이다. 주사기 안에 공기 부피가 1/3로 줄어 들면 주사기를 누르는 압력이 3기압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실험방법>

1. 3ml 주사기를 준비하고, 주사기 내부의 부피를 3ml가 되게 맞춘 다음 주사기 끝을 막는다. (마개가 없으면, 비닐튜브 끝을 한번 접어서 집게로 물어 주면 된다.)

2. 탄산수 안에 주사기를 넣고, 탄산수 병을 힘껏 흔들어 준다. 주사기 부피가 1ml 로 줄어든 걸로 보아, 탄산수 병 내부 압력은 3기압으로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3. 더 세게 흔들면 내부 기압이 증가할까? 아무리 세게 흔들어도 3기압에서 더 이상 변하지 않는다. 흔든다고 해서 내부기압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4. 탄산수를 오랫동안 놓아두면 내부 기압은 어떻게 될까? 가게에서 판매되는 탄산수는 흔들지 않고 오랫동안 놓아둔 탄산수와 같다. 오랫동안 가만히 놓아 두면 내부기압은 3기압으로 일정하다.

5. 오랫동안 놓아둔 탄산수를 세게 흔들어도 내부기압은 변하지 않는다.

6. 뜨거운 물에 넣으면 내부기압이 변한다. 부피가 0.6ml 정도 된다면 내부기압은 5기압 정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온도가 올라가면 기체의 부피가 팽창하는 샤를의 법칙 때문에 압력이 증가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온도 때문에 기체의 부피가 팽창했다면, 주사기 안쪽 기체의 부피도 함께 팽창 하기 때문에 샤를의 법칙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문제가 있다. (탄산수 내부 공기의 온도가 주사기 내부 공기 온도 보다 먼저 올라가기 때문에, 샤를의 법칙에 의한 부피 팽창 효과도 어느 정도 있을 것이다.)

그 보다는 온도가 높아지면 기체의 용해도가 감소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물의 온도가 20도 정도만 올라가도 물에 녹아있는 이산화탄소 양은 급격히 줄어 든다. 따라서 물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물속에 녹아 있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어 탄산수 병속의 기압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압력이 증가되면 기체의 용해도는 증가해야 하지만, 온도가 올라갈 때 용해도가 감소하는 효과가 더 크기 때문에 탄산수 병 내부의 기압은 증가한다.

기체의용해도는 온도와 압력과 관계가 있다. 병을 흔들어 주어도 온도변화가 없다면 기체의 용해도는 변하지 않는다.

이 상태에서 힘껏 흔들어 주어도 내부기압은 변하지 않는다.

결론 : 탄산음료나 탄산수는 흔들어 주어도 내부기압에는 변화가 없다. 


7. 그렇다면 탄산수를 흔들고 뚜껑을 열면 왜 탄산수가 뿜어져 나오는 것일까?
필자가 생각하는 이유는 (정확하게 검증된 것은 아니다 단순히 필자의 생각이다.)

 병 내부 압력이 증가해서가 아니라 병을 흔들 때 탄산수에 녹아있던 이산화탄소가 작은 기포 형태로 탄산수 속에 섞여 들어가게  되고, 뚜껑을 열어 병 내부 압력이 3기압에서 1기압으로 감소할 때 작은 기포들의 부피가 급격하게 3배로 커지면서 위에 있는 탄산수를 밀어 내기 때문에 뿜어져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흔들지 않은 병은 대부분의 기체가 수면 위에 모여 있기 때문에 뚜껑을 열어 기체 부피가 팽창해도 기체만 빠져 나올 뿐 탄산수를 밀어 내지 않는 것이다.
흔들었던 탄산수도 1분 정도 시간이 지나면 기포들 대부분이 수면위로 올라오기 때문에 뚜껑을 열어도 탄산수가 뿜어져 나오지 않는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원인이 하나 더 있다. 

녹아있는 이산화탄소는 압력이 낮아져도 쉽게 빠져 나오지 못한다. 그래서 동영상에서도 보았듯이, 병을 흔들지 않고 놓아두면 동적평형을 이루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탄산수를 흔들면  탄산수 내부에 생긴 작은 기포들이 핵생성 사이트(nucleation site)역할을 해서 녹아있던 이산화탄소를 더 빨리 빠져나오게 한다고 한다. (콜라에 멘토스를 넣으면 콜라가 뿜어져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두가지 현상이 한꺼번에 일어나면서 탄산수가뿜어져 나오게 된다. 

흔들린 탄산수 뚜껑을 열어도 터져나오지 않는 시간 관련 실험은 아래 링크 참고
https://sciencelove.com/2638

과학 탐구 실험이란2 (흔들린 탄산수 뚜껑 열어도 거품 터지지 않는 시간?)

<추가실험>

탄산수를 힘껏 흔들어도 내부기압이 증가하지 않으면 기포가 생겨도 뿜어져 나오지 않는다. 김이 빠진 탄산수를 이용해서 추가로 실험해 보았는데, 탄산수 병을 흔들변 병 안에 기포는 많이 생긴다.

하지만 안에 주사기 부피를 보면 거의 변화가 없다. 즉 외부와 압력차이가 거의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바로 뚜껑을 열어도 보일의 법칙에 의한 기포 팽창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뿜어져 나오지 않는다.

 

<질문>

압력이 커지면 주사기 마개가 발사되지 않을까?

압력이 커지면 마개가 빠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마개는 빠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모든 곳에서 압력이 동시에 증가하기 때문이다. 위 영상에서 발사되는 이유는 뒤쪽만 압력이 증가하고 마개쪽은 압력이 증가하지 않기 때문에 어느 한계에 다다르면 마개가 발사되는 것이다.

탄산수 안에서는 모든 방향에서 압력이 증가하기 때문에 마개는 빠지지 않는다.

 

<만약 탄산수를 생수병에 넣고 흔들면>

 

생수병은 압력을 버티도록 만들어진 병이 아니라, 탄산수를 넣고 흔들면 병 밑바닥이 부풀어 오르는 걸 볼 수 있다. 한계에 다다르면 생수병은 터질수도 있다. 그래서 탄산수병과 생수병은 구조가 다르다.

 

<추가>

탄산수 병 입구에 풍선을 씌우고 흔들면 탄산수 내부는 3기압을 유지하기 때문에 풍선이 계속 팽창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어느정도 지나면 더 이상 팽창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시간이 지날수록 크기가 줄어든다.(가만히 둔 탄산수는 내부기압이 3기압이니까 풍선도 줄어들지 않을 줄 알았다) 요건 다시 추가로 탐구해 보았다.

탐구결과는 아래 링크 참고

https://sciencelove.com/2643

탄산수 흔들어서 풍선 불기 [탄산수 실험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