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수 하계연수에서 백종희 수석님 덕분에 내인생에 몇가지 풀지 못했던 문제 중 한가지 해결.
자연발생설을 반박하는 파스퇴르 실험에서 백조목 부분에 물이 차야 하는지 안 차도 되는지?
실험설명에 보면 백조목 부분에 물에 대한 언급이 명확하지 않다. 그래서 그동안 그 이유가 너무 궁금했다. 물이 안차도 상관없는 건지?
파스퇴르 실험에 보면 공기가 자유롭게 드나들었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파스퇴르 실험을 그려논 대부분의 그림들을 보면 백조목 아랫부분에 물이 고여 있다. 과연 물이 꼭 고여 있어야 하는지 없어도 되는지?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백조목 부분에 물은 증발하게 되고, 그러면 결국 물이 없어도 된다는 것 아닌가?
백종희 수석님 설명을 들어보니 백조목이 아니어도 상관없다고 한다. 그냥 플라스크에서 나온 고무관 끝을 아래쪽으로 늘어뜨려만 놔도 음식물이 거의 상하지 않는단다.
이유는 세균은 공기중에서는 운동성이 없기 때문에 공기의 흐름을 따라 이동하는데 고무관을 늘어뜨려 놓기만해도 공기의 흐름이 거의 없고 기체가 확산을 한다해도 중력을 거슬러서 운동성이 없고 무게가 있는 세균이 플라스크 안으로 들어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실험은 초기에 멸균을 얼마나 잘 시키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한다.
100도가 넘어도 죽지 않는 세균들도 있단다.
해결책으로 압력밥솥에 고무관을 포함한 시료가 들어있는 실험도구를 통채로 넣고 끓여주면 거의 완벽하게 살균이 가능하단다.
물론 파스퇴르가 살던 시절에는 압력밥솥이 없었으니까 플라스크안에 시료를 끓이는 방법을 사용했을 테고, 끓던 시료가 식으면 공기가 빨려 들어가는데, 이때 세균이 빨려 들어갈 수도 있으니까. 처음에는 자연스럽게 백조목 부분에 응결한 물이 필터역할을 해서 세균이나 먼지가 빨려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 후에 백조목 부분에 물이 증발해서 없어지더라도 세균은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다고 한다.
백종희 수석님은 모든 실험기구를 압력밥솥안에서 끓였기 때문에 백조목을 만들지 않아도 압력밥솥안은 무균상태가 되어 플라스크 안으로 들어간 공기안에도 세균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백조목을 만들지 않고 고무관을 늘어뜨려 놓기만 해도 파스퇴르 실험 재연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고민이 한번에 해결 되었다.
아직도 정말 배워야 할 게 많다. ^^
파스퇴르연구소 박물관에 진열된 백조목 플라스크. 145년전 파스퇴르가 실험한 그대로 보존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