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뒤집기 (Bottle Flipping)는 일반적으로 물이 채워진 플라스틱병을 공중으로 던져서 한 바퀴 회전시킨 후 바닥에 똑바로 세우는 놀이다. 빈 병이나 물을 가득 채운 병으로 하면 잘되지 않는다. 또 물병을 제자리에서 떨어뜨려도 성공하기 쉽지 않다. 병을 회전시키는 이유는 뭘까? 거기에는 어떤 과학적 원리가 들어가 있을까?
잘 구성하면 탐구 활동 수업도 가능하다.
우선 초고속으로 촬영한 영상을 보여주고, 관찰한 사실들을 최대한 많이 기록하게 해 보자.
병이 회전 속도, 병 속에 들어있는 물의 움직임 등등...
1. 반발력(탄성)을 줄이는 효과?
필자가 찾아낸 첫 번째 원리는 반발력에 관한 것이다. 기존 자료에서는 각운동량에 관한 이야기가 주로 나오는데, 이건 회전속도에 관한 거고, 마지막에 병이 넘어지지 않고 똑바로 서려면, 떨어지는 순간 지면과 일치하게 떨어져야 한다. 회전은 잘 시켰다고 가정하고, 바닥과 일치하게 떨어지는 경우만 생각해 보기로 했다. 어느 정도 높이에서 떨어지면 넘어지지 않고 세울 수 있을까?
물병을 한 뼘 정도 높이에서 들고 있다 바닥과 일치하게 그대로 떨어뜨려 보았다. 몇 번을 시도해 봤지만, 제자리에서 떨어뜨려 세울 수가 없다.
물병이 바닥에 충돌하는 순간에 반발력이 생긴다. 즉 탄성 때문에 튕겨 올라간다. 그대로 떨어뜨려서는 세울 수가 없다. 즉 바닥 면과 일치하게 떨어지게 하는 것이 물병을 세울 수 있는 주된 이유가 아니라는 점이다.
회전시킨 물병을 자세히 관찰하면 물병 벽을 타고 위쪽으로 올라갔던 물이
병이 바닥과 충돌하는 순간 아래로 떨어지면서 물병이 튕기는 것을 방해하는 걸 볼 수 있다.
즉 물이 위로 이동했다 떨어지는 것이 물병을 세우는데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보인다.
빈 병이나, 물이 가득찬 물병은 병 안에 물이 위로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효과가 거의 없으므로 세우기가 어렵다. 그래서 물의 양이 1/3 정도일 때 성공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아래 영상을 보면 테니스공을 이용해서 확인하는 영상이 있다. 회전시킨 물병은 떨어지기 전에 물의 일부가 물병 위로 올라갔다가, 떨어지는 순간 바닥으로 내려오면서 물병이 튕기는 걸 막아주는 걸 볼 수 있다.
그래서 물병을 제자리에서 떨어뜨려 세우려면 물이 병 위쪽으로 올라갔다 내려오게 해야 한다.
본문 맨 아래쪽에 제자리에서 떨어뜨려 물병을 성공적으로 세운 방법들을 소개해 놓았다.
2 각운동량 보존 법칙
물병이 아니라 유체의 흐름이 없는 고체 물질(아령 또는 얼린 물병)을 던지면, 일정한 속력으로 계속해서 회전하게 된다. 그래서 바닥에 닿는 순간 밑면이 바닥과 일치해야 세울 수 있는데, 그 시간이 너무나 짧아 정확하게 회전속도를 일치시켜 세우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데 물이 1/3쯤 들어있는 병을 던지면 병의 회전속도(자전 속도)가 최고 높이에서 급격하게 감소한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질 때는 거의 회전하지 않고 직선으로 떨어지게 할 수 있다.
이건 각운동량 보존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피겨 스케이트 선수가 제자리에서 회전할 때 팔을 모으면 회전속도가 빨라지는 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공중에 가장 높이 떠오른 순간 물병 안에 물을 보면 아래쪽에 있던 물이 위아래로 나뉘 걸 볼 수 있다.
이는 피겨 스케이트 선수가 제자리에서 회전하다가 팔을 벌리는 것과 같다. 각운동량 보존 법칙에 의해 물병의 회전(자전 속도)속도가 느려지게 된다.
연습을 잘하면 물병이 바닥에 떨어질 때 물병의 회전속도가 매우 느려지므로 바닥과 일치하게 떨어지게 할 수 있다.
아래 사진에서도 처음에빨리 회전하던 병이 시간이 갈수록 느려지는 걸 볼 수 있다.
출처 : https://www.scientificamerican.com/article/the-physics-of-bottle-flipping/
<추가로 학생들과 해 볼 수 있는 실험>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추가로 실험해 보고 성공할 확률은 어떻게 될지 찾아보게 해 보자. 그리고 그 이유를 과학적인 원리와 관련지어 설명하게 해 보자.
1. 빈 병으로 하면?
2. 물이 가득 찬 병으로 하면?
3. 1/3 물이 든 병의 물을 냉동고에 넣어 얼린 후에 하면?
4. 꿀처럼 점성이 큰 액체로 하면(액체의 점성이 달라지면)?
5. 바닥의 상태가 달라지면(책상, 시멘트, 수건 등 다양한 표면에 던지면)
6. 병의 크기나 모양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7. 병의 종류(생수병 탄산수병)와 관계가 있을까?
8. 가까이 던졌을 때와 멀리 던졌을 때 차이는?
9. 높이 던졌을 때와 낮게 던졌을 때의 차이는
정답은 없다. 탐구과정을 통해 다양한 생각을 해 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들의 실험 결과를 정리해서 친구들을 설득시켜 보자. 그래서 우리 반 만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함께 찾아보면 어떨까?
이 실험은 조작 변인과 통제 변인도 영향을 끼치지만, 초기에 던지는 속도가 제일 큰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교실에서 손으로 던지는 실험으로는 정확한 실험 결과를 도출해 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출처 : 머신러닝을 이용한 ‘Bottle Flipping’최적 조건 탐구 –경북과학고등학교
<추가 미션 : 제자리에서 세우기>
실험 도중 재미있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만약 병을 회전시키지 않고, 제자리에서 떨어뜨려서 세울 수 있을까? 학생들에게 한 뼘 높이에서 병을 떨어뜨려 세워 보도록 했다.
아무도 성공할 수 없을 거라고 했는데, 학생들은 역시 창의적이다. 성공하는 학생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성공하려면 물병이 회전했을 때처럼 물병이 떨어지는 순간 물이 벽을 타고 위로 올라갔다 떨어지게 해야 한다. 그냥 제자리에서 놓아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성공시킬 수 있었다.
1. 병을 팽이처럼 회전시키면서 떨구기
2. 병을 비스듬하게 모서리로 떨어지게 놓기
3. 병을 90도에서 미끄러지듯 놓기
4. 병을 위로 힘껏 들어 올렸다 놓기(흔드는 것처럼) - 이게 제일 쉽다.
5. 병을 토네이도 만드는 것처럼 힘껏 돌려서 안에 있는 물이 소용돌이치게 하면서 놓기
공통점 : 물이 물병을 타고 위로 올라갔다 물병이 떨어지는 순간 물이 바닥으로 내려와야 한다.
이곳에 제시된 방법 말고도 다른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게 하자.
<결론>
일주일 동안 물병 세우기 실험을 하면서 다양한 요인들을 생각해 보았다.
실험 결과 내린 결론은
1. 생수병을 이용하고, (탄산수 병이나, 압력이 큰 병은 탄성이 커서 실패할 확률이 조금 더 높다)
2. 물은 1/3 정도 넣고, (20-40% 정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그 다음은 던지는 기술이 중요하다)
3. 회전시킬 때 물이 위쪽으로 잘 올라갔다 내려오게 하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
(개인적으로는 병목을 잡고 뒤로 45도 정도 기울인 상태에서 던지는 것 보다. 아예 바닥에 90도 누워있는 병목을 잡고 시도하는 것이 더 성공확률이 높았다.)
4. 멀리 던지는 것보다는 가까이 던지고
5. 높이는 물병 높이의 1~2배 정도 올라갔다 내려오게 하고(이건 사람마다 다르다)
6. 또 쉽지는 않지만, 병이 팽이처럼 회전하면서 던지는 것도 성공확률을 조금 높일 수 있었다. (이건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생각처럼 쉽지 않다.)
병 뒤집기 하나 가지고, 이것저것 실험해 보고,
학생들이 고민해 보게 할 수 있었다.
<물병 세우기로 할 수 있는 다양한 게임 방법 모음은 아래 링크 참고>
물병 세우기(Bottle flipping) - 병 뒤집기로 할 수 있는 다양한 게임
병 뒤집기 (Bottle Flipping)는 일반적으로 물이 채워진 플라스틱병을 공중으로 던져서 한 바퀴 회전시킨 후 바닥에 똑바로 세우는 놀이다. 학급에서 게임하다 보니, 학교 축제때 부스로 운영하거나
sciencelove.com
<참고문헌>
https://www.scientificamerican.com/article/the-physics-of-bottle-flipping/
머신러닝을 이용한 ‘Bottle Flipping’최적 조건 탐구 –경북과학고등학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