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23.9.8 어제 재과만 톡톡 18회 행사가 열렸다.
한달에 한번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과학선생님들의 수다라고 보면 된다.
'과학시간 방해가 시작되면 우리는... '
이라는 주제로 수업을 방해 하는 학생을 어떻게 지도하면 좋은지에 대해 서로 위로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간이었다.
정답은 없다. 하지만 함께 하면 반드시 지금보다 더 좋은 해결책은 있을 것이다.
어제 이야기 나누다 보니, 누군가 옆에서 편들어 주고 공감해 주는 것 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힘들어도 참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두 외면하고 고립되면 쉬운일을 하더라도 견디기 힘들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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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재과만 톡톡을 매번 녹화해서 전체 선생님들에게 공개 하는데, 어제는 민감한 사항이라 녹화하지 않았다. 끝나고 나니 녹화했으면 좋았겠다는 후회가 밀려 온다.
큰 준비 없이 오가는 대화 였지만, 정말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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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례를 이야기 하는 시간에 나에게 강의를 들은 한 선생님이 제 강의 덕분에 문제를 잘 해결했다고 말씀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수업시간에 방해 하는 학생에게 마지막에 선택권을 넘기셨다고 한다.
모든 수업시간에 불손하고, 막 나가는 학생이었는데, 그날도 수업을 방해하고, 함부로 행동해서, 몇번 주의를 주셨나 보다.
그런데 학생이 버릇없이 굴었나 보다.(그래도 선생님이 어떻게 못한다는 걸 아니까)
그래서 얼른 선택권을 넘기셨다고 한다.
지금 네가 한 행동에 대해서 나에게 사과하면 선생님은 이 자리에서 용서해 주고 끝낼거야.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난 교권침해로 교권보호위원회를 열거야. 그럼 부모님도 오셔야 되고 복잡해 져. 네가 선택해
학생은 사과하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을 하고 나갔다고 한다.
선생님은 교장선생님께 말씀 드리고 교권보호 위원회를 열었고
(그 과정에서 생각보다 많이 힘드셨다는.... , 학생이 일진에 가까워서 학생들이 증언을 꺼려 했다는... )
학교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학부모님도 오신 상황에서 잘 해결이 되셨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이후로 이 선생님을 대할 때 선을 넘는 학생들이 사라져서 수업이 편해지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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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선택권을 넘긴 것은 정말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교실을 박차고 나가는 학생에게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행동을 취했다면, 교권보호위원회에서 학부모로 부터 항의를 들었을지도 모른다. '선생님이 우리 애만 미워 한다는 등. 선생님이 소리를 질러 애가 무서워서 그랬다는 등...'
그런데 선택권을 주었기 때문에 상황이 상당히 유리해 졌다.
또 학급에 모든 학생들이 보는 곳에서 선택권을 주었기 때문에, 조사가 이루어질수록 문제 학생은 점점 불리해 지기 때문에 위축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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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우리학교도 막나가는 학생때문에 힘들어 하는 학급이 생겼다.
정답은 없다.
학생을 징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칙을 단순하고 명확하게 만들어서
그런 행동을 지속할 경우 어떤 절차가 이루어지는지 학생이 인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바로잡을 수 있는 선택의 기회를 주고, 거부하면 교칙대로 처리하면 된다.
(학생의 선택권을 적용한 벌점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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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필자도 수업시간에 수업을 많이 방해하는 학생이 생기면 정색을 하고 선택권을 넘긴다.
'지금 선생님이 무시당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상당히 안 좋다. 선생님의 정당한 지시에 따르지 않는다면, 선생님은 너를 학생 선도위원회에 넘길 거야. 그럼 부모님도 오셔야 할거고, 이런 저런 절차들이 진행이 될거야. 물론 그곳에서 네가 변명할 기회도 주어질 거야. 잘못이 없다고 인정이 되면 벌을 받지 않아도 되고, 필요하면 선생님이 사과도 할거야. 하지만 잘못이 인정되면 벌을 받아야 겠지. 자 선택해라, 지금 선생님의 정당한 지시를 따를지 선도위원회에서 이야기를 나눌지...'
이 정도 이야기 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사그라 든다.
만약 따르지 않으면, 학생들 앞에서 선택권을 넘긴 나의 행위는 나중에 모든면에서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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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강의 나가서 막 떠들고 다닌 것 때문에 도움을 받았다는 말을 듣고 고맙고 감사했다. 누군가에게는 작지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제 재과만 톡톡은서로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교사가 되자고 다짐하면서 어릴적 내꿈은 노래도 들으면서 마무리 했다.
금요일 저녁이라 힘든 시간이었지만, 동료 선생님들에게서 힘을 얻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