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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관련자료/과학오개념

걸리버 여행기의 과학적 문제점

by 민서아빠(과학사랑) 2008. 8. 11.
걸리버가 소인국과 거인국에 가서 격는 모험을 재미있게 다룬  걸리버 여행기 를 어릴 때 두 세번 반복하여 읽은 기억이 있다.  그 때는 몰랐는데 이제 과학이라는 학문의 맛을 조금 알고나니 그 소설에 과학적 모순점이 몇가지 보이게 된다.
  소설에서 작가도 나름대로 과학적 사실에 충실하려 애쓴 점이 많이 나타난다.  걸리버의 키가 소인국 사람들의 12배 정도이기에 걸리버의 한 끼 식사로 그 사람들의 1800명 분을 준비시킨다.  또 걸리버의 옷을 지어주기 위하여 150명분에 해당하는 천을 준비하여 옷을 만든다.(숫자는 정확하지 않다. 가물가물...)
  이 숫자에는 의미가 있다.  길이가 2배 늘어날 때 면적은 그 제곱인 4배가 되고, 부피는 세제곱인 8배가 된다.  때문에 걸리버의 키가 소인국 사람의 12배라면 걸리버의 피부 면적은 소인국 사람보다 12배의 제곱인 144배가 되는 것이고, 부피 또는 체중은 세제곱인 1728배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걸리버의 한 끼 식사를 체중에 비례하여 1800명 분을 준비시킨 것이고, 옷은 피부 면적에 비례하여 150명분을 준비한 것이다.(천의 두께는 무시하고라도)
  그러나 만일 소인국 사람이 먹는 한 끼 식사의 1800명분을 걸리버가 다 먹었다면 걸리버는 아마 배가 뻥~ 했을지도 모른다.  이유는 작은 사람 또는 작은 생물일수록 에너지 소모량이 많기 때문에 그들이 소비하는 식사량은 부피에 비례하여 무조건 작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렵다.) 키가 1/2 작은 사람은 체중은 1/8로 줄겠지만 피부 면적은 1/4로 줄어든다.  즉, 체중에 비하여 피부 면적은 감소가 작다.  인간과 같이 체온을 가지고 있는 동물은 피부를 통하여 체온을 늘 빼앗기며 살고있다.  빼앗긴 체온만큼 식사를 통하여 열량을 흡수해야한다.  작은 생물일수록 피부를 통하여 빼앗기는 열량이 체중에 대비하여 볼 때 많아진다는 것이다.
  정리하여 이야기하면 1/2 작은 사람이 체중이 1/8 작다고하여 식사를 1/8만 했다고 하자. 그러나 피부 면적은 1/4로 줄어들어(이것이 잃는 열량이다) 1/8 식사가지고는 부족한 것이다.  이 때문에 조그만 동물들은 하루종일 악착같이 먹는 것이다. 생쥐나 참새가 하루종일 열심히 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 모습을 연상해 보도록.  같은 원리로 덩치가 큰 동물의 식사량이 체중에 정비례하여 무조건 늘어나는 것만은 아닌 것이다.
  그럼 위의 걸리버 이야기가 이해가 되는지?  즉, 소인국 사람 한 명의 식사는 걸리버 식사량의 1/1728보다는 많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거인국에서도 모순점은 나타난다.  다른 문제는 빼고라도 한가지 큰 문제가 있다.  그런 거인이 있다면 그 인간의 모습은 정상적인 인간의 모습과 닮은꼴은 아닐 것이다.  거인의 키가 정상인의 10배라면 그의 체중은 1000배가 된다.  그러나 1000배의 체중압력을 지탱하여줄 다리통의 단면적은 100배만 늘어나게 된다.  즉 체중은 1000배가 되었으나 그 체중의 압력을 지탱할 다리통의 굵기는 100배만이 증가하여 그 가는(?) 다리로는 그의 체중을 버텨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여 거인국 사람들의 모습은 최소한 자기 몸통 굵기의 다리를 2개 달고 다녀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것을 이해하였다면 인간에 비하여 코끼리나 하마의 다리 굵기가 필요 이상 굵게 보이는 이유를 알 것이다.  이 원리를 거꾸로 생각하여 작은 새의 다리나 곤충의 다리가 아주 가는 이유도 알 수 있다.  영화에서 인간이 파리로 변하는 모습이나 거대한 개미가 묘사되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 그런 경우가 생긴다면 그것들은 일단 한 걸음만 걸어도 자기의 과다한 체중 때문에 다리가 일단 골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