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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료(학급,수업운영)/생활지도자료

학급카페를 이용하여 성공했던 생활지도 방법

by 민서아빠(과학사랑) 2017. 9. 18.

2002년부터 2007년까지 담임을 맡을때마다 항상 학급카페를 운영했다.(그 이후에는 담임을 한 적이 없어서 학급카페가 없다. ㅠㅠ)

 

학급카페를 만들면 항상 상담방(비밀상담실, 폭력신고센타, 선생님 도와주세요 또는 우리반에 힘들어 하는 친구가 있어요)을 만든다.

이때 주의할 점은 상담방 게시판에 들어가면 제목까지는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글쓴이가 누구인지 어떤 내용인지는 볼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카페에서 이 기능을 지원하지 않을때는 따로 게시판을 만들어 링크를 걸어 사용했다. 지금은 이런 게시판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필요하면 어디선가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이런 방법으로 잘못한 학생들을 잡아 내는 것이 아니라, 이런 방법으로 학교폭력이나 잘못된 행동을 예방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운영 사례>

  상담방을 만들어 놓으면 학생들이 학급폭력이나, 사안들을 적을까? 항상 우리가 예상한 것처럼 진행되지 않는다. 거의 아무도 적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심각한 사안은 더욱더...

 

  적는다고 해결될까? 괜히 잘못 적었다가 더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까? 등등 여러가지 이유때문에 잘못된 행동을 보고 신고하거나 선생님께 알리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해결했다.

 

  학기초에 조종례시간에 새로 만들어진 학급카페를 자주 홍보한다. 예를 들면 '오늘은 학급 시간표를 어디에 올려 놓았다. 봉사활동 확인서를 어디에 올려 놓았다.' 등등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들을 종례시간에 학급카페를 열어서 보여준다.

 

그러면서 학급카페의 메뉴를 처음부터 한번씩 열어 주면서 설명을 한다. 여기에는 이런 내용들을 올릴 거고, 여기에다가는 너희들이 이런 내용들을 쓰면 되고 등등...

 

  그러다가 상담방을 아무생각 없이 탁 하고 열어준다.

그런데 이미 상담방에는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물론 제목만 볼 수 있다. 글을 읽을 수 없고, 게시자가 누군지 알 수도 없다.)

제목이 '선생님. 사실은 저 1학년때 부터 ... '

설명없이 얼른 닫는다. (학생들이 궁금해 한다.)

 

  그 다음날 같은 방법으로 학급카페를 순서대로 소개해 준다. 그러다 상담방을 열었더니 어제 게시물 제목 밑에 답변 게시물 제목이 올라와 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한번에 해결됬네요'

 

그 다음날 또 열면 '너무 힘들어요. 요즘 교실에서...'

그 다음날 은 답글에 '감사합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용기를 내니...'

그 다음날 '돈을 빌려줬는데 안갚고 계속해서 빌려 달래요'

그 다음날 답글에 '빌려준 돈 다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가끔 게시물 제목을 보여 주면서 흐믓한 표정을 짓고 '아! 이거 별것도 아닌 것 가지고... ' 이런식으로 별다른 설명없이 선생님 혼자 흐믓한 표정만 지어주면 된다.

 

  어떻게 학생들이 이렇게 첫날 부터 열심히 상담방을 들락 거릴까? 사실은 나 혼자서 원맨쇼를 한 것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렇게 1주일만 하고 나면 그 다음 부터 진짜 사연들이 올라오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학급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일들을 항상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반에서 일어나는 심각한 일을 인지 했을때는 학생들 바로 잡아다 혼내는게 아니라, 내가 또 다시 학급카페 상담실에 글 제목을 올린다 '선생님 어제 점심시간에 우리반 길동이가...'

 

요렇게 적어 놓고, 그 다음날 아침에 길동이를 불러서 이렇게 말한다.

 

'어제 선생님이 카페에 올라온 글을 읽고 충격을 받았다. 네 입으로 어제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해 봐라, 물론 카페에서 선생님이 본 글과 같아야 겠지?' '선생님은 네가 반성하고 있다면 네 스스로 너의 잘못한 점을 말해 주리라 믿는다. 그래야 선생님이 들어 보고 진정으로 반성하는지 아니면 아직도 반성안하고 있는지 파악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갈테니까. 만약 네가 거짓말이나 하면서 선생님을 믿지 못하겠다는 듯한 행동을 보이면 선생님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럼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신이 잘못한 것들을 이야기 한다. 그럼 선생님은 이야기를 듣고 그렇게 까지 몰랐다는 듯한 반응을 보이면서 '그게 그런거였어?' 라고 말해 주면 된다.(그래야 피해자가 보복을 당하지 않는다. 선생님은 자세히 알지 못했는데 자신이 말한 것때문에 선생님이 자세히 알게 되었다는 듯한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

그리고 심각하지 않은 상황이면 '네가 솔직하게 이야기 해 줘서 고맙다. 이렇게 까지 이야기 하는 것 보니 너도 반성하고 있는 듯 하구나, 선생님이랑 이 문제를 잘 해결해 보자. 네가 솔직하게 말 했으니 앞으로는 이런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 보자.'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질문을 하면 대부분의 학생은 내가 원하는 해결책을 본인 입으로 이야기 한다.

이런식으로 잘 해결하면 된다.

 

  이 방법을 통해 학생들로 하여금 교실에서 잘못된 행동을 하면 우리반에 정의로운 누군가가 선생님 한테 언제든지 알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교실에서 나쁜행동을 하는 학생들이 영웅시 되거나, 우쭐해 하는 학급분위기를 만들면 안된다. 우리반에는 정의로운 학생들이 많고 나쁜행동을 하면 언제든지 선생님께 알려진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것 만으로도 학급분위기는 좋아지게 할 수 있다.

완벽하게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교실에서 잘못된 행동을 하는 학생들이 위축될수만 있어도 생활지도의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아래 사진은 반아이들과 학급카페를 열심히 운영한 결과 2004년과 2006년에 네이버에서 우수 학급카페로 선정되어서 받았던 선물들이다.

작은 선물이지만 학급 구성원들이 열시히 참여해서 만들어 낸 결과라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