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실 앞(과학실 앞도 좋지만 학생들 접근이 좋은 교무실 앞이나 로비 사용 권장)을 학생들 참여가 가능한 학습공간이나 미니과학관으로 만드는 방법이다. 교사의 노력을 최소로 하고 효과는 최대로 하면서 수업시간에 충분히 관찰시키거나 조작해 보지 못하게 했던 미안함도 없앨 수 있다. 또 관심있는 학생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미니과학관으로 시작했지만, 다른 교과 선생님들도 관심을 보이고 따라해 보고 싶어 했다. 심지어는 내가 선점한 책상에 살짝 자신들의 교구도 올려 놓고 싶어 했다는...
작년에 했던 활동중에 주변 선생님들께 알려도 좋을 것 같아서 공개한다. 아래 내용은 경기도 교육청에서 발간하는 '2018 science 5050(겨울호)에 실었던 내용이다. 올해 조금 더 발전시켜 나갈예정이고, 욕심이겠지만 나중에는 목록도 정리해 볼 예정이다.

무엇보다 아래 글을 읽어 보면 번거롭거나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한번 읽어 보면 꼭 학습공간을 만들지 않더라도 수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혼자 알고 있기에 아까워서(?) 공유한다. ^^

교무실 앞을 과학관으로 만들기(미니과학관)

이천중학교

수석교사 김정식

재미있는 과학수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론교육을 넘어, 실생활과 관련된 내용을 많이 소개하고 학생 활동 중심의 과학 실험을 많이 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모든 과학교사의 소망일 것이다.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도 학생 중심 활동 수업을 권장하고 있지만, 수업시간에 학생들과 실험을 하다 보면 시간 부족으로 인해 관찰하고 탐구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도 과학시간에 관심을 보이는 학생들에게 충분한 실험 기회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이 늘 아쉬웠다. 시간이 부족해서 더 관찰해 보고, 더 만져보고 싶은 학생들에게 탐구할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과학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하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되었다.

그래서 올해 새롭게 미니 과학관을 생각하고 만들어 보게 되었다. 어떤 도전이든지 마찬가지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게 되면 처음에는 의욕을 가지고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일거리가 많아지고 힘들어 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교사의 노력을 최소화 하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고, 그것을 미니과학관으로 실현하게 되었다.

1. 미니 과학관 준비

과학시간에 실험한 내용이나 시연한 실험도구를 수업이 끝나고 나면 1개씩 따로 빼서 교무실 앞(과학실 앞이 아닙니다. 학생들이 수업끝나고 나와서 바로 볼 수 있는 교무실이나 화장실 앞)에 전시를 하는 것이다. 물론 간단한 설명서도 함께 부착한다. 많은 개수를 전시하지 못하는 공간적 제약이 따르지만, 길게는 일주일 내내 볼 수 있으므로 관심 있는 학생들이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을 통해 충분히 관찰할 수 있다. 그리고 단순한 전시물과는 달리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이기 때문에 학습 효과도 있다.

꼭 교과서에 나오는 실험도구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배우는 내용과 관련된 제품이나 상품들을 전시하면 실생활과 연관 지어 생각할 수 있고, 더 흥미를 가지고 관람 하게 할 수 있다. 이제는 수업계획을 세울 때 이번 단원에서는 어떤 걸 전시할 건지 미리 고민하게 된다. 큰 부담은 없다. 일주일에 1, 2개 정도만 전시하면 된다. 욕심부리지 않으면 한단원에 3-4개 정도 전시할 수 있는 도구만 준비해도 충분하다.

과학실에 있는 모형을 전시함

스테아르산 실험 결과물을 전시함.

2. 미니 과학관 운영

가. 암석관찰

1학기에 제시한 9개의 암석을 관찰하고 이름과 특징을 적어내는 것을 수행평가로 본 적이 있다. 수업시간에 암석 세트를 관찰할 시간을 주고 암석 이름과 특징을 구분하는 관찰 수업을 진행 하였다. 하지만 1-2시간 관찰하는 것만으로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고, 더 관찰하고 싶다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미니 과학관에 암석 세트를 전시했더니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수시로 와서 관찰을 하고 공부를 했다. 그리고 다른 학기에 비해 수행평가 평균도 높게 나왔다. 쉬는 시간에 미니 과학관 앞에서 서로 논의하는 학생들도 볼 수 있었고, 필자가 지나갈 때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학생들도 있었다.

모든 학생을 다 과학자로 만들 수는 없겠지만, 흥미를 가진 학생들에게 노력만 하면 관찰하고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나. 미니과학관에 전시했던 물품들

미니 과학관에 전시했던 물품 목록 들이다.

다. 운영과정에서 알아두면 좋은 사항

미니 과학관을 운영하면서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개선했던 내용들을 소개한다.

1) 전시물에 실을 연결해서 책상 다리나 바구니에 묶어 놓았다.

- 손으로 잡아당기면 쉽게 끊어지는 실이지만, 전시물을 묶어 놓은 것만으로도 심리적으로 전시물을 이동하거나 가져가지 않는 효과가 있다.

2) 학습지를 만들 때 미리 미니과학관에 전시할 물품과 연관 지어 학습지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면 학습지에 ‘미니 과학관에 전시된 윗접시 저울을 이용하여 과학책의 무게를 측정하여 기록하시오.’ 또는 ‘미니 과학관에 설치된 악력기를 이용하여 자신의 손 힘을 측정하시오.’ 와 같은 숙제를 내면 쉬는 시간에 미니 과학관에 관심을 갖게 할 수 있다.

3) 설명서에 문제를 출제하고 정답을 가려주면 학생들이 답을 생각해 보고 가려진 종이를 들어올려 확인해 볼 수 있다.

4) 파손될까봐 걱정하는 선생님들이 계신데 1개 정도는 파손될 생각을 하고 전시하면 마음이 편하다. 과학실에 고이 모셔놓는 것 보다, 학생들이 마음껏 만져보게 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실제로 저울이 파손된 적이 있다. 그래서 아예 내부가 보이게 분해를 해서 전시한 적도 있고, 잠깐 동안 전시물 설명만 남겨놓고 치운 적도 있다.

5) 일부 전시물은 지원자를 받아 과학도우미를 운영해도 좋다. 그럼 전시물 관리는 물론 학생들에게 자세한 설명도 해 줄 수 있고, 도우미로 활동하는 학생들은 자신이 맡은 전시물에 대해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

3. 결론

학생들을 통제의 대상으로 보면 할 수 있는 게 없다. 학생들을 신뢰의 대상으로 바라보면 할 수 있는 게 많다. 과학은 무한한 창의력과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학생들을 불신하고 통제하는 수업에서는 과학적인 사고력을 키울 수 없다. 미니 과학관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을 신뢰의 대상으로 볼 수 있었고, 학생들의 호기심과 창의력을 어느 정도 충족시켜 줄 수 있었다. 거창한 준비과정 필요 없이, 과학실에 있는 작은 물건들을 복도로 꺼내 놓은 것 만으로도 과학교육에 작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경기도 교육청에서 발간한 2018 science 5050 책자에도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은 설 이후에 pdf 화일로 공개된다. 공문으로 설이후 공개가 되면 이곳에 책자 pdf 화일을 올려 소개하도록 하겠다. 맛보기로 살짝 미니과학관 관련 부분만 미리 공개한다.

교무실앞미니과학관만들기.pdf

 

 

 

 

 

 

Posted by 민서아빠(과학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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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주홍 2019.01.25 10: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많이 배워갑니다. ^^

  2. 전선애 2019.01.26 13: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김정식쌤이십니다. 존경의 박수를 보냅니다~~^^

    • 민서아빠(과학사랑) 2019.01.26 14: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선생님들에게 또다른 일거리가 되지 않는 방법을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아도 선생님을 힘들게 하면 성공하기 어렵거든요. 그냥 가볍게 수업시간에 보여준 자료를 올려 놓을 공간만 교무실 앞에 있으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

  3. 이명혜 2019.01.28 12: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연구회 밴드를 통해 선생님 글들을 잘 보았고, 유용하게 사용한 것들이 참 많습니다. 과목과는 상관없이 아이디어를 많이 배웁니다. 선생님의 열정에 늘 감사드리며, 학생들을 위해 사용하겠습니다^^

  4. 구름선생님 2019.03.06 22: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역시 과학실의 교구들을 보며, 왜 이런 좋은 재료들을 차가운 찬장에만 두어야 할까? 아이들이 자주 보고 만져볼 수 있다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쉽게 그 의문을 풀어주신 것 같아 속 시원해지는 기분입니다.

    • 민서아빠(과학사랑) 2019.03.07 11: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한꺼번에 전시물처럼 너무 많이 가져다 놓으면 오히려 관심이 떨어져요. 수업내용과 관련 있는 것을 1,2개씩 가능하면 수업시간에 보여줬던 것을 가져다 전시해 놓면 좋습니다. ^^

  5. 윤세훈 2019.10.09 21: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광주광역시에 한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윤세훈이라고 합니다.(선생님하고는 페친사이이기도 해요^^)

    사실 이 글을 3월쯤에 보고 저는 굉장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는 과목이 한문이거든요. 사실 한문이 학교에서 학생들이 선호하는 과목이 아닌데, 어렵다는 것과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 주 이유지요.

    사실 모든 과목은 공부를 하기 시작하면 어렵지요. 특히 과학은 흥미도 있지만 깊이 있게 들어가면 어렵고요. 한문도 마찬가지인데, 선택과목이다보니 배울 기회도, 익숙할 기회도 얻기가 힘듭니다.

    선생님의 미니과학관은 저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어요. 한문도 박물관으로 하면 학생들이 오고가면서 보며 익숙해하지 않을가 하고요. 그래서 올해 4월 부터 '한문박물관'이라고 하여 매달 한문 고서를 실제로 전시하며 학생들에게 전시하고 있습니다. 조금씩 내용에 변화를 주면서요. 학생들의 관심이 조금씩 있는 것이 참 즐겁고 선생님께 큰 감사를 드립니다.

    (댓글에는 첨부가 안되어 실제를 보여드릴 수없어 아쉽...^^)

    • 민서아빠(과학사랑) 2019.10.09 22: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미니 과학관이 다른 형태로 운영이 되고 있었네요.
      모든 학생들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작은 시도에 단 1명이라도 관심을 더 갖고 바뀔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문 교과에서도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보여 주셨네요. 이렇게 피드백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열심히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