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지마! 라는 강력한 요구는 오히려 반감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담배를 피던 사람이 안 피더라도 기분이 나쁘기 때문에 감정이 상하게 된다. 절반의 승리.
서로 기분 좋게 해결되면 좋지 않을까?
그래서 정성들여 게시물을 만들었다. 우리가 왜 힘들어 하는지 자세하게 과학적인 분석도 해 놓았다. 담배를 피는 사람이 담배를 안 피면서 다른사람에게 배려를 했다는 느낌이 들도록 했다.
혹시 흡연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면 맨위에 올려놓은 게시물을 사용해도 된다.
얼마전 부터 아파트 안방 화장실에서 담배 냄새가 났다. 관리사무소 통해서 방송도 몇번 했는데, 횟수는 점점 많아지고, 해결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게시물을 만들어 붙였다.
결론은 한번에 해결... ^^
그 이후로 한달정도 지났는데 지금까지 한번도 담배 냄새가 나지 않는다.
수업시간이나 학급운영시간에도 비슷한 경험을 한다.
실험을 할 때 '이정도는 누구나 다 할 수 있지!' 라고 말하면, 실험에 성공한 아이들은 별 감흥이 없다. 그리고 실험에 실패한 아이들은 좌절 하게 되고, 과학이 싫어지게 된다.
하지만 '이 실험은 꼼꼼하게 해도 절반이상이 실패할 수 있어. 생각처럼 쉽지 않거든' 이라고 사전에 설명을 해 놓으면, 실험에 성공한 아이들은 우수한 아이들이 되고, 실험에 실패한 아이들도 보통 아이들로 남게 된다. 또 실험을 성공하기 위해 선생님 설명을 잘 듣게 하는 효과도 있다.
똑같은 실험에 똑같은 결과가 나와도, 말 한마디가 학생들의 자존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아 내는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만약 모든 학생들이 실험에 성공했다면, 교사는 마음껏 칭찬해 줄 수 있다. '역시 너희 반은 과학을 열심히 배우는 멋진 반이야!'
이런 칭찬 한마디가 다음 시간에 더 과학을 열심히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선순환이 되어 즐거운 과학시간을 만들 수 있다.
항상 공은 학생에게 돌려야 한다.
(그것봐 선생님이 잘 가르쳐 주니까 성공하잖아(X) 어려운 실험인데 너희들이 열심히 듣더니 결국 다 해내는 구나.(O))
교육은 학교에서 끝나지 않는다.
아파트 흡연 문제. 부드럽지만, 서로 윈윈 할 수 있었고, 강요에 의해서 담배를 안피는게 아니라, 흡연자가 스스로 배려하는 마음으로 담배를 안피웠다는 뿌듯함을 주면서 해결한 듯 해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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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만약 해결 안되면 어떻게 하냐고?
해결 안되었다면 다음 단계로 진행해야 한다. 어떻게?
매일 포스트잇을 하나씩 붙여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붙이는 것 처럼 위장해야 한다.
'우리집도 냄새가 나서 너무 힘들어요.' '우리집만 그런게 아니군요'. '우리집 아기는 천식을 앓는 것 같아요.' 등등
그래도 안되면 그 다음 단계
'우리 여기에 담배 냄새 나는 집이 몇동 몇호 인지 적어 볼까요?'. '우리 아이는 천식을 앓는 것 같은데 피해 보상이나 고소도 가능한가요?' 등등
그래도 안되면
그다음은 생각해 보지 않았다. 이정도면 거의 해결 될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