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역적 탐구 방법으로 접근해 봐도 좋다. 이 실험은 실패한 실험이다. 무엇이 잘 못 되었는지 첫번째 실험에서 오류를 찾아 보자. 만약 내 설명에 수긍한다면 여러분도 뭔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물이 든 컵 입구를 두꺼운 종이로 막고 뒤집어 놓아도 대기압 때문에 물이 쏟아지지 않는다.

그런데 항상 궁금했다.

한때는 컵 안에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물을 가득채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컵을 뒤집으면 컵 안쪽은 진공이 되고, 그럼 토리첼리 실험에서 대기압은 물을 약 10m 높이 까지 밀어올리니까 물이 쏟아지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컵속에 물을 절반만 채우고 실험을 해도 물이 쏟아지지 않는다.

컵속에 들어있는 공기는 분명 대기압과 거의 같을 텐데... 한동안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문제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대기압 때문에 컵속의 물이 쏟아지지 않는다고 나온다. 그런데 컵속에 들어있는 공기의 압력도 대기압과 거의 같지 않을까? 그럼 컵속의 압력은 물의 수압만큼 커지니까 당연히 종이막은 떨어지고 물은 쏟아져야 하는게 아닐까?

그래서 좀 더 깊이 생각해 보기로 했다. 우선 동영상 실험을 먼저 보자.

물이 든 컵을 뒤집었을 때 종이를 기준으로 아래로 내려오려는 힘들을 모두 찾아 보자.

아래 3개의 힘이 아래로 내려오려는 힘이다.

컵속에 들어있는 공기의 압력에 의해 생긴 힘

컵속에 들어있는 물의 무게에 의해 생긴 힘

컵 표면에 붙여 놓은 종이의 무게에 의해 생긴 힘

 

그렇다면 위로 밀어올리는 힘이 아래로 내려오 려는 힘보다 커야지 물이 쏟아지지 않을 것이다.

 

위로 밀어올리는 힘들을 모두 찾아보면

대기압에 의한 힘

물의 표면장력

 

이 있다.

 

이때 컵속의 물이 쏟아지지 않으려면 최소한

대기압에 의한 힘 + 표면장력 > 컵속 공기압력에 의한 힘 + 물의 무게 + 종이의 무게 가 되야 한다.

 

이때 대기압과 컵속 공기의 압력은 거의 같다고 볼 수 있으므로

표면장력이 물의 무게+종이의 무게 보다 커질 때 물이 쏟아지지 않고 버틸 수 있게 된다.

컵속의 물이 쏟아지지 않는 것은 대기압의 영향도 있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은 표면장력 때문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표면장력이 생각보다 강하다는 것을 다른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대기압 보다는 표면장력 때문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어떠경우에 실험이 실패하고 물이 쏟아지게 될까?

실패하는 실험을 생각해 보면, 컵속의 물을 많이 넣어서 무겁게 하거나(10m 이상 물을 넣으면 당연히 떨어지겠지), 종이의 무게를 무겁게 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촬영한 동영상에서는 종이 대신 스타이로폼 접시를 사용했더니 가벼워서 그런지 너무 실험이 잘된다. 일부러 막 흔들어도 잘 쏟아지지 않는다.

또 물보다 무거운 물체(가위)를 컵속에 채워 넣고 실험해 보았다. 그런데 별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유를 생각해 보니, 물무게는 생각보다 상당히 무겁다. 우리가 가위를 몇 개 넣어서 물에 가라앉으니까 무겁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물의 무게가 생각보다 많이 무겁기 때문에 철로 된 가위 몇 개 넣는 것이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만약 높이가 높은 컵을 이용해서 물을 높게 넣어서 표면장력보다 크게 만든다면 절대 이 실험을 성공시킬 수 없을 것이다.

간단한 호기심에서 시작했지만 재미있는 실험들을 해 볼 수 있었다.

실험을 하는 동안 컵속의 압력변화가 얼마나 일어나는지 측정해 보았다.

컵속의 압력변화는 스마트폰 기압계를 이용해서 측정해 볼 수 있었다. 컵을 뒤집어 놓으면 컵속 공기의 압력은 아주 조금 작아진다. 아마 컵 입구를 막고 있는 스타이로폼 접시가 아래로 약간 밀려 내려 오면서 컵속 부피가 커져 공기의 압력이 조금 작아진 것으로 보인다. 접시는 표면장력 때문에 떨어지지 않고 붙어 있다. (주사기 피스톤을 살짝 잡아 당기는 것처럼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아주 작은 변화이기 때문에 실험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5hpa 정도의 기압차이가 나는데 이는 물 높이로 따지면 약 5cm 정도의 수압에 해당한다. 컵속에 물을 조금 더 넣어도 이정도의 기압차는 바로 만들어 낼 수 있다. 따라서 컵속의 기압이 작아져서 물이 쏟아지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표면장력에 의한 힘이 실험의 성공을 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까지 실험하고 내린 결론이었다. 그런데 왜 이 실험을 할 때 대기압때문이라고 하는 걸까? 이 실험은 표면장력 때문이다.

그런데 한가지 표면장력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문제가 생겼다.

컵에 구멍을 뚫어 놓고, 막고 있던 구멍을 열어 주면 왜 바로 물이 쏟아지는 걸까?

대기압 차이가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컵에 난 구멍을 열어도 표면장력이 잡아 주고 있으니까 물은 안 쏟아져야 할텐데...

그렇다면 결국 기압의 차이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걸까?

이 실험에서 몇가지 문제점과, 내가 추가 실험을 통해서 내린 이 실험의 해답은 두 번째 실험을 통해 확인해 보도록 하겠다.

오늘은 일단 요기까지만 정리...

두 번째 실험에서 계속


컵을 뒤집어도 쏟아지지 않는 물(대기압) - 두번째 실험
https://sciencelove.com/2543

컵을 뒤집어도 쏟아지지 않는 물(표면장력) -세번째 실험
https://sciencelove.com/2544

컵을 뒤집어도 쏟아지지 않는 물(물의 양에 따른 컵속내부기압 변화)-네번째 실험
https://sciencelove.com/2545

컵을 뒤집어도 쏟아지지 않는 물 (응용편) - 마지막 실험
https://sciencelove.com/2549

Posted by 민서아빠(과학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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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성옥 2021.05.02 00: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선생님 자료들 너무 너무 잘 보고 있습니다. 늘 보기만 하다가 이렇게 댓글 다는 건 처음이네요
    저도 이 문제를 늘 고민했던 사람인데요 저는 내부 압력변화로 결론을 지었습니다. 실험을 정교하게 해보진 않았지만
    휘어지지않는 재질로 실험을 했을때는 버티지 못하더라구요..
    용기속에 핸드폰을 넣어볼 생각은 못했습니다. 그래도 유의미한 변화값이라고 생각했는데..
    2번째 실험을 기대합니다. ^^

    • 민서아빠(과학사랑) 2021.05.02 20: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휘어지지 않는 유리와 같은 재료를 사용해도 어느정도 됩니다. 표면장력이 유리판을 떨어지지 않게 잡아 주거든요. 물을 적게 넣고 시도하시면 될 겁니다. 다시한번 해 보세요. ^^